마불림제

한국무속신앙사전
제주도에서 행해지는 작은 비념으로, 일반적으로 음력 7월 14일이나 15일에 행해지는 독특한 의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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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에서 행해지는 작은 비념으로, 일반적으로 음력 7월 14일이나 15일에 행해지는 독특한 의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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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헌선
정의제주도에서 행해지는 작은 비념으로, 일반적으로 음력 7월 14일이나 15일에 행해지는 독특한 의례.
내용이 의례의 이름은 [마을](/topic/마을)마다 각기 따르게 ‘마불림제’ 또는 ‘백중제’라고도 한다.

마불림제는 초감제, 열명올림, 본향들음, 산받음, 액막음, [산신놀이](/topic/산신놀이) 또는 [세경놀이](/topic/세경놀이) 등으로 진행한다. 초감제는 굿을 하는 기본적인 청신 절차이다. 신에게 천지조판의 내력을 알리고, 굿을 하는 이유를 고하고, 굿의 목적을 기원하는 것이다. 열명올림은 굿을 하는 마을 사람 모두를 고하고, 상단골ㆍ중단골ㆍ하단골 등의 기원을 올리는 행위이다.

다음으로 하는 본향들음은 마을신을 초청하는 절차이다. 이 과정은 마불림제의 핵심이다. 산받음은 본향신에게 고하고 신칼ㆍ제비점ㆍ산판점 등을 통해 신탁을 전달하는 과정이다. 액막음은 액을 막는 [사만이본풀이](/topic/사만이본풀이) 등을 개별적 또는 집단적으로 하는 행위이다. 놀이는 본향당의 형편과 사정에 따라 하는 행위로 일종의 [굿놀이](/topic/굿놀이)이다.

제주도의 당제는 반드시 세시절기와 상당 부분 관련이 있다. 이에 따라서 어느 당에서든지 신년과세제, [영등제](/topic/영등제), 마불림제, 시만곡대제 등이 순차적으로 구성되어 있다. 본향당을 중심으로 본향당과 [단골](/topic/단골)들이 일정한 관계를 지속적으로 [당맨심방](/topic/당맨심방)과 맺는다.

마불림제를 어떠한 각도에서 볼 것인가는 세시 구성 속에서 이해해야 한다. 이에 대한 해석은 둘로 나뉘어 있다. 7월 15일과 그 이전에 당제를 지내는 것에 대한 해석이다. 엄격하게 칠월 백중제에 대한 해석이 아니라 마불림제의 견해 차이로부터 비롯된다. 칠월 백중제는 우마(牛馬)를 증식하는 우마증식제와 일련의 관련을 맺다는 해석에는 이의가 없는 것으로 된다.

첫째 견해는 마를 일종의 곰팡이로 인식하여 장마철에 비 때문에 본향당에 모셔진 신옷이나 여러 [가지](/topic/가지) 다리 등에 곰팡이가 슬기 때문에 이를 청소하는 장마설거지로 해석한다. 이것을 흔히 신옷을 햇빛에 말리는 청소에 의한 신의쇄폭제(神衣灑曝祭)라는 견해가 있다. 내륙에서도 장마가 길게 이어지고 동일한 시기가 되면 서원이나 양반의 [종가](/topic/종가)집 등에서 책이나 [사당](/topic/사당)을 청소하는 의례가 있다. 이것은 자연절기의 순환에 따른 적절한 본보기가 서로 일치하는 것을 볼 수 있어 해석에 별 [무리](/topic/무리)가 없을 것이다.

둘째 견해는 마를 장마로 인식하여 장마 끝에 장마 [불림](/topic/불림)으로 보는 견해가 있다. 장마 불림이나 장마 갬으로 볼 때의 문제는 마불림제를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에 따라 견해가 달라진다. ‘마가지(장마걷이)’라는 말을 심방의 말명에 사용하기도 하고, “금년 조는 마가지가 되겠다”라고 하는 심방의 신탁에서도 이것이 해명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따라서 조 농사의 성장을 비는 것으로 해석하려는 견해도 있다.

그러나 이 견해 역시 다른 각도에서 해석할 여지가 있다. 서울의 당굿에서도 7월 15일에 하는 [고사](/topic/고사) 형식의 당제가 있다. 이를 흔히 ‘마팔련’이라고 한다. 마팔련은 마불림과 발음도 유사하고, 장마걷이로 당을 보살피거나 정기적인 단골 치성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동일한 각도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

당제의 정기적 의례는 세시절기 및 [생업](/topic/생업)과 무관하지 않다. 이 같은 공통적인 자연질서와 인문질서를 결합하면서 지역마다 색다른 신앙의 문화를 생성하였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제주도의 마불림제를 이러한 각도에서 이해하면서 보편성과 특수성의 관점에서 해석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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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무속과 서사무가 (장주근, 역락,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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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뿌리의 집 제주무속학[사전](/topic/사전) (진성기, 제주민속학연구소,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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