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산돌기

한국무속신앙사전
무당이 되는 입무 과정에서 [내림굿](/topic/내림굿)을 준비할 때 세 곳의 산천을 순례하는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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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당이 되는 입무 과정에서 [내림굿](/topic/내림굿)을 준비할 때 세 곳의 산천을 순례하는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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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순범
정의무당이 되는 입무 과정에서 [내림굿](/topic/내림굿)을 준비할 때 세 곳의 산천을 순례하는 과정.
내용삼산돌기는 입무하려는 자의 본향산과 배우자 본향산, 스승의 본향산을 순례하거나 명산 중에서 세 곳을 정하여 순례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단순히 산을 도는 것이 아니라 입무하는 자의 신명을 정확히 확인하는 중요한 과정이다.

입무의 가장 큰 [통과의례](/topic/통과의례)는 [신내림](/topic/신내림)굿이다. 그러나 신들림으로 인하여 무당이 되기 위한 첫 과정은 입무굿을 통한 내림이다. 신맞이인 신명(神命, 神名)받기는 [허주굿](/topic/허주굿)과 산을 밟는 행위인 삼산돌기에서 이루어진다. 모실 신과 보낼 신을 구분하는 허주굿은 신내림의 첫 과정이며, 삼산돌기는 [몸주신](/topic/몸주신)의 신명을 확인하는 과정이다.

삼산돌기(삼산밟기)는 세 곳의 정기 있는 산을 도는 과정이다. 신명(내림)을 받기 위해 산에 가서 치성을 드리는 행위이다. 신명을 받는 것은 허주굿부터 이루어지지만 보다 정확히 확인하는 것은 삼산돌기 과정에서 이루어진다. 허주굿에서는 몸주신이 당도한 것만을 느낄 수 있다. 삼산돌기는 절차상 굿의 개념은 아니지만 실제로 무당 자신에게 오신 신(몸주신)을 정확히 확인하는 첫 과정이다.

삼산(三山)을 도는(밟는) 행위는 신명받기를 위해 명산에 올라 허공에서 내림을 받는 것이다. 산을 밟는 것은 종교 수행자가 순례를 하는 이치와 같다. 신(神) 선생(신부모)에 따라 차이는 있으나 대체적으로 ‘삼산을 돈다.’ 혹은 ‘삼산을 밟는다.’라고 한다. 전대의 만신들은 ‘산문받이’라 하여 본인의 본향산에 가서 산의 정기를 받거나 신내림 현장에서 가장 가까운 명산에서 ‘산신의 문’을 여는 행위를 했다.

삼산을 정할 때는 2[가지](/topic/가지) 방법이 있는데 한 가지는 신 선생의 본향에 위치한 가장 큰 산과 신 제자의 본향 산, 그리고 결혼한 제자의 경우 남편 또는 부인의 본향산을 도는 방식이다. 다른 하나는 만신의 신맥과 통하는 지역의 신령스러운 곳을 방문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대관령 국사성황당, 강릉 여 [서낭당](/topic/서낭당), 지리산 등 국내의 이름 있는 산과 서낭이라고 칭하는 곳을 방문하여 기도 및 치성을 드리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삼산돌기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과정은 각 지역의 이름난(정기 서린) 서낭을 방문하는 것이다. 신명받기 과정에서 서낭은 신이 거주하는 거처의 [대문](/topic/대문) 구실을 하기 때문이다. 누군가의 집을 방문했을 때 대문 밖에서 본인의 존재를 알리듯이 무업의 시작을 알리고 이곳에 왔음을 고하는 뜻이 담겨 있다. 서낭을 방문하는 것을 ‘서낭돌기’라고 한다. 신 선생들은 서낭문이 열려야 잘 불린다고 강조한다. 서낭돌기는 ‘누구누구가 제자가 되었으니 잘 불리게 도와 달라’는 의미이다.

삼산돌기를 통해서 이루어지는 신내림은 앞으로 무업으로 삶을 영위해야하는 무당이 몸주신의 신명과 신격을 정확히 모시는 과정이다. 허주굿이 끝났다 하더라도 온전한 신의 좌정상태가 아니다. 무당과 신이 다른 객체로 혼재하기 때문이다. 삼산돌기 과정은 제자마다 다르게 나타나지만 그것을 준비하는 과정은 같다. 삼산돌기 이전에 준비하는 것은 [삼베](/topic/삼베)와 일월다래 혹은 칠성다래 천으로 사용할 소창([무명](/topic/무명)실로 성글게 짠 천)을 구매하여 7번을 [세탁](/topic/세탁)한다. 일월다래 천을 사용하는 것은 천신계열의 신격을 모시기 위해서이다. 신을 모실 제자는 3일전부터 육식을 금하고 소식소찬(小食素饌)한다. 또한 향을 담근 물에 목욕하여 늘 부정이 없도록 준비한다.

삼산돌기는 제(祭)를 올리는 과정이 아닌 까닭에 일반적인 굿의 절차가 아니다. 오로지 신명을 모시기 위한 축원 치성의 형식이다. 신을 받아들이기 위한 기도정성인 까닭에 경으로 주로 축원한다. 그 축원이 끝나면 장구와 징의 지속적인 울림 속에서 애동 제자의 상태를 확인한 신 선생은 제자와의 문답을 통해 신명이 올곧게 오셨는지를 판가름한다. 그리고 신이 내리는 하명(下命)이 무엇인지, 그 뜻을 확인하고 정상적이지 않다고 판단되면 울림과 문답을 반복한다. 신명받기를 위한 개별 절차는 부정물리기, 신명축원, 강림축원의 순으로 진행된다. 이러한 축원이 진행될 때 제자가 될 사람은 부채와 방울을 들고 신내림을 기다린다.

허주굿에서는 신명이 분명치 않으나 삼산돌기 과정은 신명의 양상이 분명하게 드러난다. 허주굿은 내림 과정이 전부 이루어지지만 신모으기와 신명받기만 중점적으로 진행된다. 삼산돌기는 몸주로 모셔지는 신의 명칭과 신의 계율을 정확히 확인해야 끝을 맺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삼산돌기를 할 때 신 선생들은 가장 긴장한다고 한다. 모든 부정을 없애고 정갈하고 정성되게 준비하는 것이기에 은밀히 진행된다. 따라서 겉으로 보기에는 무당들이 산에 기도하러 가는 것쯤으로 인식되어 왔다.
참고문헌[허주굿](/topic/허주굿)과 삼산돌기를 통한 입무과정 재인식 (장순범, 한국무속학 16, 한국무속학회,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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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무속학회무화연구 (1)김태연2001
한국무속학회서울굿의 신화 연구양종승·최진아2002
한국무속학회서울굿의 상차림에 대하여홍태한2003
국립문화재연구소인간과 신령을 잇는 상징, 무구-경상도2005
국립문화재연구소무·굿과 음식 12005
한국무속학회무속의례의 꽃장식, 그 기원적 성격과 의미이수자2007
민속원최영장군당굿의 제물과 지화에 반영된 신의 위계와 신격최진아2008
한국학중앙연구원 박사학위논문무속의 물질문화 연구최진아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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