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맞이굿

한국무속신앙사전
단풍맞이굿은 가을의 햇곡식을 거두고 자연의 풍광에 걸맞게 [가을걷이](/topic/가을걷이)를 밑천삼아서 올리는 천신(薦新)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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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맞이굿은 가을의 햇곡식을 거두고 자연의 풍광에 걸맞게 [가을걷이](/topic/가을걷이)를 밑천삼아서 올리는 천신(薦新)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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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희
정의단풍맞이굿은 가을의 햇곡식을 거두고 자연의 풍광에 걸맞게 [가을걷이](/topic/가을걷이)를 밑천삼아서 올리는 천신(薦新)굿.
참조[꽃맞이굿](/topic/꽃맞이굿)
참고문헌[조선무속의 연구](/topic/조선무속의연구) (赤松智城·秋葉隆, 심우성 역, 동문선, 1991)
[김금화](/topic/김금화)의 무가집 (김금화, 문음사, 1995)
내용단풍맞이굿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지역은 개성과 서울 인근으로 굿에서 널리 사용하는 말이다. 우리나라의 굿에는 각 절기와 관련해서 절기별로 특별히 발달한 굿들이 존재한다. 단풍맞이굿은 바로 세시절기와 관련된 굿이다. 세시절기와 관련하여 올리는 굿은 봄에 [꽃맞이굿](/topic/꽃맞이굿)•잎맞이굿, 가을에는 단풍맞이•신곡차림•햇곡맞이 등의 명칭을 붙여서, 그 특별한 시기적 성격을 부각시킨다. 특히 가을에 올리는 식곡차림이나 햇곡맞이 등의 명칭에서는 [가을걷이](/topic/가을걷이) 후에 추수감사제와 같은 성격을 분명히 드러내는 것으로, 1년 농사를 마친 후 농사가 잘 된 것에 대해서 신에게 감사를 올리고, 그 결과물로써 제물을 삼아서 그 가족의 평안과 안녕을 기원하는 굿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감사의례는 일반 가정집에서 무당을 불러서 하루 또는 이삼일에 걸쳐서 하는 굿과 무당이 스스로 자신이 모시는 신들을 위해서 하는 굿으로 나눌 수 있다.

일반 가정집에서 무당을 초대해서 굿을 하는 것은 그야말로 추수감사제의 성격이 분명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농사를 짓는 집에서 각 가정의 안녕을 기원하기 위해서 삼년두리 또는 매년 의례를 햇곡맞이로 올리는 것이다. 특히 일반 가정집의 햇곡맞이에서 주요한 굿거리는 [가신](/topic/가신)(家神)에 대한 의례이다. 제석, 텃대감, 성주, 터주지신 등 가신으로서 모시는 신격들에 대한 의례가 매우 중요하게 여겨지며, 특히 가을에 성주나 제석의 신체를 대신해서 모셔둔 쌀이나 성주대를 새롭게 대체하는 행위가 특별하다고 할 수 있다.

이와 달리 무당이 스스로 자신을 위해서 가을에 하는 굿을 단풍맞이라고 할 수 있다. 단풍맞이와 같은 무당의 굿을 서울 지역에서는 달리 [진적굿](/topic/진적굿)이라고 부른다. 진적굿은 포괄적인 명칭이고, 이를 세시절기의 자연풍광과 곁들여서 말할 때에는 이를 이름을 달리해서 단풍맞이라고 하는 것이다.

봄과 가을에 걸쳐서 무당의 집안에서 자신의 조상을 위하는 굿을 하는 이유는 쉽사리 해명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만신](/topic/만신)이 자신의 몸주와 명산대천의 신을 서로 의사소통시키는 행위가 진적굿인데, 가을에 한 차례 신나는 행위를 하는 것이 바로 단풍맞이굿이라고 할 수 있다.

진적굿의 단풍맞이굿을 하기 위해서 반드시 선결되어야 하는 것은 덕물산의 [최영 [장군](/topic/장군)](/topic/최영장군)을 뵙고 오는 일이다. 개성 덕물산에 있는 이 장군당을 상산(上山)이라고도 하는데, 이는 장군당이 산상에 위치해 있기 때문으로, 서울 지역의 무당들은 특히 최영 장군을 만산의 조종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반드시 그 곳을 다녀와야 온전한 단풍맞이굿을 할 수 있다고 간주한다. 이 산상을 다녀오고 나서 단풍맞이굿의 내용도 매우 복잡한 구성을 하게 된다.

단풍맞이굿이 복합적으로 구성되는 것의 요점은 네 [가지](/topic/가지)이다. 첫째, 청계배웅 굿거리가 있다. 청계배웅은 개성 덕물산에 있는 청계당의 신격인데, [광대](/topic/광대)의 넋과 함께 있으며 인간에게 해악을 끼치는 존재이며 정신적인 문제를 일으키는 신격으로 간주한다. 그래서 이 신을 보내야만 맑은 신을 위할 수 있다고 관념하는 굿거리이다. 이 신을 보내기 위해서 무당에게 조밥을 끼얹고 청계벗기기를 한다.

둘째, 제당맞이라는 거리를 행한다. 제당맞이는 개성 덕물산에 다녀오는 과정에서 모셔오는 여러 신들의 맞이굿에 해당한다. 가령 산상에 있는 여러 신격을 비롯해서 수영반장에 있는 밥할머니까지 수도 없이 많은 존재를 하나의 상에 모셔놓고 신맞이 행사를 하는 것이 전통적인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그연상산, 수영반장, [금성당](/topic/금성당), 선바위, [화주](/topic/화주)당 등의 여러 신격을 모셔오는 굿거리를 행하는 것이 이 굿거리의 전반적 특정이라고 하겠다. 제당을 모신다고 하는 것은 무속에서 성지의 으뜸으로 여기는 당의 신을 모시는 것이 이 굿거리의 특징이므로 이렇게 제당맞이라고 하는 독자적인 면모를 과시하게 된다.

제당맞이를 행하는 때에 이를 제당도령이라고 하는 독특한 굿거리를 행한다. 상산을 돌아오면서 그 인증표식으로 받은 물고종이를 들고서 굿을 하는 것으로, 앞서 굿을 하기 전에 삼산을 돌아온 노정을 다시 한 번 굿판에서 재연하는 행위라고도 할 수 있다. 그 연행 방식은 마치 진오기굿에서 대상과 영실상을 싸고도는 [도령돌기](/topic/도령돌기)와 흡사하다.

셋째, 산바라기라는 굿거리를 연행한다. 천궁불사맞이와 제당맞이를 한 뒤에 산바라기라는 독자적인 행위를 하게 되는데, 이 굿거리는 흔히 산신도당거리라고 하는 것인데, 단풍맞이굿과 같은 굿거리에서는 아주 독자적인 구성을 하는 것이 예사이다. 산바라기 종이를 들고서 세 단계의 틀로 된 공수를 하는 것이 일반적인 면모라고 하겠다. 산바라기와 본향바라기를 연속으로 하는 과정에서 바라기의 굿을 하는 신청배의 독자적인 방식이 있는데, 이 굿거리 구성에서 필요한 것이 바로 제당의 신과 단풍맞이를 하는 신격의 구성과 합치는 내용이다.

이 과정을 마치게 되면 바로 이어서 하는 것이 곧 겨느리새참 또는 겨누리새참이다. 진적상에 있는 여러 음식상을 헐어내어 만신과 전악에게 음식을 공궤하는 일이 이어진다. 흔히 이를 두고 "만신의 진적을 가려느냐, 새남을 가려느냐?"라고 하는 말을 하게 되는데, 그만큼 만신과 전악이 대접을 받는 굿이 바로 단풍맞이와 같은 굿임을 알 수가 있다. 겨느리 새참으로 먹는 음식이 아주 푸짐하고 갖가지 음식을 모두 차리기에 만신의 생일상과 같다고 흔히 이른다.

넷째, 여느 굿거리들의 연행에 이어서 마지막으로 특별하게 연행하는 굿거리가 회정맞이이다. 회정맞이는 흔히 진적굿에서 제당맞이와 대응하는 독특한 굿거리이다. 회정맞이는 제당에서 오신 신격을 원래의 위치로 되돌아가라고 배웅하는 굿거리이다. 굿을 할 때에는 오라고 제당맞이로 청좌하고, 굿을 마칠 때에는 회정맞이로서 가시라고 하는 것이다.

단풍맞이굿의 의의는 몇 가지로 요약된다. 자연의 순환과 함께 질서를 구현하는 것이 이 굿의 의의이다. 자연에 순응하면서 이것에서 얻어진 곡식을 중심으로 하여 굿을 하면서 신에게 이 감사의 의례를 구현한 것이 바로 단풍맞이굿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신과 신의 화합이다. 만신이나 개인 [단골](/topic/단골)집에서 모시고 있는 신격과 명산대천의 신격을 서로 화합하게 하고 결국에는 신의 이름을 빌어서 인간 사이의 의사소통 행위를 돕는 것이 바로 단풍맞이굿이다. 굿하는 집안 개인의 의례가 아니고 굿판을 통해서 잔치를 구현하는 것은 바로 신의 잔치이고 인간의 잔치판이 되는 것이다.
지역사례단풍맞이굿은 [수확](/topic/수확)으로 인한 [[안택](/topic/안택)굿](/topic/안택굿)으로 거의 전국적인 현상이다. 예를 들어서 강원도 울진에서는 광과 같은 공간에 세존고리를 모셔두고 제사를 지내고 이곳에 햇곡식을 담아 드었다가 매년 가을 햇곡식으로 바꾼다. 이때 화랑이와 무녀를 불러 굿을 하는데, 집에서 주인네들끼리 [가신](/topic/가신)도나 지신도를 하기도 한다.

또한 함경도 일대에서는 10월에 [지신제](/topic/지신제)를 올리는데, 햇[곡물](/topic/곡물)로 달떡을 만들어서 큰방•[대청](/topic/대청)•[주방](/topic/주방)•고방•앞[마당](/topic/마당)•뒷마당•[우물](/topic/우물)•문•[뒷간](/topic/뒷간) 등에 제사 지낸다. 특히 평북 박천 지방의 [민가](/topic/민가)에서는 뒷마당에서 터주대감을 제사지내고 매년 10월 햇곡으로 만든 떡과 특별히 제를 위해서 사육한 대감돼지로 안주인이 제사지내는 풍습이 있다고 한다.

이어 그 외에도 경북 경주 지방의 손[고사](/topic/고사), 경남 마산 지방의 가실생기굿, 전남 순천과 해남 지방의 절기 등이 모두 같은 맥락에서 안택의 수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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