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구신

한국무속신앙사전
한 곳에 머무르지 않고 여러 곳을 돌아다니면서 질병을 일으키는 신. 일반적으로 돌림병인 천연두신을 지칭한다. 예전에 중요한 질병으로 취급된 천연두는 두신, 호구별성, 마마, 호구마마, 손님마누라, 서신국마누라 등으로도 일컬어졌다. 호구신은 한자말로 된 것으로, 호구단자와 관련이 깊다. 예전에는 호구신에 대하여 ‘호적 차지 물고 차지 장적 차지’라거나 ‘인물추심 가구적간’이라는 말을 하였다. 이는 돌림병을 담당하는 호구신이 [마을](/topic/마을)의 모든 집을 일일이 방문하면서 질병을 일으킨다는 데서 유래한 말로 추정된다. 호구별성은 호구신이 별도의 임무를 띤 객성(客星)을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임금이 거둥할 때 사신이 와서 알리는 절차를 별성행차라고 한다. 이에 유래하여 마마배송을 할 때 [황토](/topic/황토)를 배설하고 보내는 절차를 별성이라고 하기도 한다. 별성이나 객성이나 우리말로 보면 모두 ‘손님’이다. 두신은 병명에서 유래한 명칭이다. 마마는 여성을 지극히 높이는 말인데, 마누라와 상통하는 것으로 신을 높이는 말이다. 호구신을 여성으로 관념하는 듯하지만 일부 본풀이에서 이에 어긋나기도 해 단언하기는 어렵다. 호구마마 역시 같은 용례이다. 서신국마누라는 제주도지역의 용례이다. 서신국마누라는 잘 해명되지 않았다. 서쪽에서 유래한 신으로 판단하여 서신이라고 하였으며, 이 용어가 남아서 제주도지역에서 서신국마누라라고 하는 것이다. 

호구신은 돌림병을 유발하는 신이다. 한 곳에 머물러 있지 않고 여러 곳을 돌아다니며 질병을 일으키는 신으로 여겨진다. 호구신이 머물다 가면 주위의 모든 곳에 삽시간에 병이 퍼지기 때문에 가장 무섭게 여기던 질병을 담당하는 신으로 관념된다. 이 신은 한 곳에 오래 머물지 않으며, 일정한 기간 신의 면모와 명칭이 발달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에 따라 이 질병을 물리치는 일정한 의례가 집안의 풍습으로 발달하게 되었다. 이것이 호구역살풀이 또는 [마마배송굿](/topic/마마배송굿) 등이다. 현재 우두법의 발달로 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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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곳에 머무르지 않고 여러 곳을 돌아다니면서 질병을 일으키는 신. 일반적으로 돌림병인 천연두신을 지칭한다. 예전에 중요한 질병으로 취급된 천연두는 두신, 호구별성, 마마, 호구마마, 손님마누라, 서신국마누라 등으로도 일컬어졌다. 호구신은 한자말로 된 것으로, 호구단자와 관련이 깊다. 예전에는 호구신에 대하여 ‘호적 차지 물고 차지 장적 차지’라거나 ‘인물추심 가구적간’이라는 말을 하였다. 이는 돌림병을 담당하는 호구신이 [마을](/topic/마을)의 모든 집을 일일이 방문하면서 질병을 일으킨다는 데서 유래한 말로 추정된다. 호구별성은 호구신이 별도의 임무를 띤 객성(客星)을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임금이 거둥할 때 사신이 와서 알리는 절차를 별성행차라고 한다. 이에 유래하여 마마배송을 할 때 [황토](/topic/황토)를 배설하고 보내는 절차를 별성이라고 하기도 한다. 별성이나 객성이나 우리말로 보면 모두 ‘손님’이다. 두신은 병명에서 유래한 명칭이다. 마마는 여성을 지극히 높이는 말인데, 마누라와 상통하는 것으로 신을 높이는 말이다. 호구신을 여성으로 관념하는 듯하지만 일부 본풀이에서 이에 어긋나기도 해 단언하기는 어렵다. 호구마마 역시 같은 용례이다. 서신국마누라는 제주도지역의 용례이다. 서신국마누라는 잘 해명되지 않았다. 서쪽에서 유래한 신으로 판단하여 서신이라고 하였으며, 이 용어가 남아서 제주도지역에서 서신국마누라라고 하는 것이다. 호구신은 돌림병을 유발하는 신이다. 한 곳에 머물러 있지 않고 여러 곳을 돌아다니며 질병을 일으키는 신으로 여겨진다. 호구신이 머물다 가면 주위의 모든 곳에 삽시간에 병이 퍼지기 때문에 가장 무섭게 여기던 질병을 담당하는 신으로 관념된다. 이 신은 한 곳에 오래 머물지 않으며, 일정한 기간 신의 면모와 명칭이 발달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에 따라 이 질병을 물리치는 일정한 의례가 집안의 풍습으로 발달하게 되었다. 이것이 호구역살풀이 또는 [마마배송굿](/topic/마마배송굿) 등이다. 현재 우두법의 발달로 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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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헌선
특징호구신인 천연두를 물리쳐서 배송하는 무가를 보면 의학적 지식을 겸하고 있는 대목을 만날 수 있다. “하루 이틀 머리 앓려/ 사흘 나흘 보람주어/ 닷새 엿새 솟을 시루/ 이레 여드레 부루시루/ 아흐레 열흘 검은 시루 받으실 때/ 영검 자취 이러하고 그염 자취 이러하니 손님이 없을소냐” 하는 부분이 그것이다.

천연두를 앓을 때의 과정이 비교적 명료하다. 하루나 이틀에 걸쳐서 머리가 아프고 신열이 생겨난다. 사나흘에 이르게 되면 하얗게 물집이 잡혀서 나온다. 이를 보람 주었다고 한다. 보람이라는 말은 무속에서 ‘보람 자취’라는 말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는 신의 영험함을 나타내는 말, 일종의 수포로 추정된다. 대엿새에 이르게 되면 하얗게 농포가 생기는데 ‘솟을 시루’란 이를 말하는 듯하다. 이레 여드레는 자주색으로 변함을 말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아흐레 열흘에는 검은 딱지가 앉아서 떨어[지게](/topic/지게) 되는 과정을 추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 무가의 특징은 열흘 동안 앓는 일련의 과정을 선명하게 집약하고, 이를 통해 신이 무사하게 물러날 수 있는 대상임을 보여준다. 신을 섬기는 일은 현상적으로 가시적이지 않지만 신이 보여주는 영험과 자취는 가시적으로 확인된다는 관점을 반영하고 있다.
특징호구신인 천연두를 물리쳐서 배송하는 무가를 보면 의학적 지식을 겸하고 있는 대목을 만날 수 있다. “하루 이틀 머리 앓려/ 사흘 나흘 보람주어/ 닷새 엿새 솟을 시루/ 이레 여드레 부루시루/ 아흐레 열흘 검은 시루 받으실 때/ 영검 자취 이러하고 그염 자취 이러하니 손님이 없을소냐” 하는 부분이 그것이다.

천연두를 앓을 때의 과정이 비교적 명료하다. 하루나 이틀에 걸쳐서 머리가 아프고 신열이 생겨난다. 사나흘에 이르게 되면 하얗게 물집이 잡혀서 나온다. 이를 보람 주었다고 한다. 보람이라는 말은 무속에서 ‘보람 자취’라는 말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는 신의 영험함을 나타내는 말, 일종의 수포로 추정된다. 대엿새에 이르게 되면 하얗게 농포가 생기는데 ‘솟을 시루’란 이를 말하는 듯하다. 이레 여드레는 자주색으로 변함을 말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아흐레 열흘에는 검은 딱지가 앉아서 떨어[지게](/topic/지게) 되는 과정을 추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 무가의 특징은 열흘 동안 앓는 일련의 과정을 선명하게 집약하고, 이를 통해 신이 무사하게 물러날 수 있는 대상임을 보여준다. 신을 섬기는 일은 현상적으로 가시적이지 않지만 신이 보여주는 영험과 자취는 가시적으로 확인된다는 관점을 반영하고 있다.
정의한 곳에 머무르지 않고 여러 곳을 돌아다니면서 질병을 일으키는 신. 일반적으로 돌림병인 천연두신을 지칭한다. 예전에 중요한 질병으로 취급된 천연두는 두신, 호구별성, 마마, 호구마마, 손님마누라, 서신국마누라 등으로도 일컬어졌다. 호구신은 한자말로 된 것으로, 호구단자와 관련이 깊다. 예전에는 호구신에 대하여 ‘호적 차지 물고 차지 장적 차지’라거나 ‘인물추심 가구적간’이라는 말을 하였다. 이는 돌림병을 담당하는 호구신이 [마을](/topic/마을)의 모든 집을 일일이 방문하면서 질병을 일으킨다는 데서 유래한 말로 추정된다. 호구별성은 호구신이 별도의 임무를 띤 객성(客星)을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임금이 거둥할 때 사신이 와서 알리는 절차를 별성행차라고 한다. 이에 유래하여 마마배송을 할 때 [황토](/topic/황토)를 배설하고 보내는 절차를 별성이라고 하기도 한다. 별성이나 객성이나 우리말로 보면 모두 ‘손님’이다. 두신은 병명에서 유래한 명칭이다. 마마는 여성을 지극히 높이는 말인데, 마누라와 상통하는 것으로 신을 높이는 말이다. 호구신을 여성으로 관념하는 듯하지만 일부 본풀이에서 이에 어긋나기도 해 단언하기는 어렵다. 호구마마 역시 같은 용례이다. 서신국마누라는 제주도지역의 용례이다. 서신국마누라는 잘 해명되지 않았다. 서쪽에서 유래한 신으로 판단하여 서신이라고 하였으며, 이 용어가 남아서 제주도지역에서 서신국마누라라고 하는 것이다.

호구신은 돌림병을 유발하는 신이다. 한 곳에 머물러 있지 않고 여러 곳을 돌아다니며 질병을 일으키는 신으로 여겨진다. 호구신이 머물다 가면 주위의 모든 곳에 삽시간에 병이 퍼지기 때문에 가장 무섭게 여기던 질병을 담당하는 신으로 관념된다. 이 신은 한 곳에 오래 머물지 않으며, 일정한 기간 신의 면모와 명칭이 발달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에 따라 이 질병을 물리치는 일정한 의례가 집안의 풍습으로 발달하게 되었다. 이것이 호구역살풀이 또는 [마마배송굿](/topic/마마배송굿) 등이다. 현재 우두법의 발달로 천연두가 완전히 없어지는 단계여서 호구신 신격은 폐기될 처지에 놓여 있다.
정의한 곳에 머무르지 않고 여러 곳을 돌아다니면서 질병을 일으키는 신. 일반적으로 돌림병인 천연두신을 지칭한다. 예전에 중요한 질병으로 취급된 천연두는 두신, 호구별성, 마마, 호구마마, 손님마누라, 서신국마누라 등으로도 일컬어졌다. 호구신은 한자말로 된 것으로, 호구단자와 관련이 깊다. 예전에는 호구신에 대하여 ‘호적 차지 물고 차지 장적 차지’라거나 ‘인물추심 가구적간’이라는 말을 하였다. 이는 돌림병을 담당하는 호구신이 [마을](/topic/마을)의 모든 집을 일일이 방문하면서 질병을 일으킨다는 데서 유래한 말로 추정된다. 호구별성은 호구신이 별도의 임무를 띤 객성(客星)을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임금이 거둥할 때 사신이 와서 알리는 절차를 별성행차라고 한다. 이에 유래하여 마마배송을 할 때 [황토](/topic/황토)를 배설하고 보내는 절차를 별성이라고 하기도 한다. 별성이나 객성이나 우리말로 보면 모두 ‘손님’이다. 두신은 병명에서 유래한 명칭이다. 마마는 여성을 지극히 높이는 말인데, 마누라와 상통하는 것으로 신을 높이는 말이다. 호구신을 여성으로 관념하는 듯하지만 일부 본풀이에서 이에 어긋나기도 해 단언하기는 어렵다. 호구마마 역시 같은 용례이다. 서신국마누라는 제주도지역의 용례이다. 서신국마누라는 잘 해명되지 않았다. 서쪽에서 유래한 신으로 판단하여 서신이라고 하였으며, 이 용어가 남아서 제주도지역에서 서신국마누라라고 하는 것이다.

호구신은 돌림병을 유발하는 신이다. 한 곳에 머물러 있지 않고 여러 곳을 돌아다니며 질병을 일으키는 신으로 여겨진다. 호구신이 머물다 가면 주위의 모든 곳에 삽시간에 병이 퍼지기 때문에 가장 무섭게 여기던 질병을 담당하는 신으로 관념된다. 이 신은 한 곳에 오래 머물지 않으며, 일정한 기간 신의 면모와 명칭이 발달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에 따라 이 질병을 물리치는 일정한 의례가 집안의 풍습으로 발달하게 되었다. 이것이 호구역살풀이 또는 [마마배송굿](/topic/마마배송굿) 등이다. 현재 우두법의 발달로 천연두가 완전히 없어지는 단계여서 호구신 신격은 폐기될 처지에 놓여 있다.
내용마마배송을 위한 절차가 있다. 아이가 천연두에 걸리면 깨끗한 소반에 [정화수](/topic/정화수) 한 사발을 놓고 노구메를 지어 바치면서 기도를 한다. 그러다 천연두가 낫게 될 때쯤 종이로 만든 깃발과 싸리나무로 만든 말 등을 비롯하여 신에게 드리는 물건을 실어서 신을 전송한다. 이를 마마배송이라고 한다. 처음 천연두를 앓기 시작할 때에는 모든 일을 두려움 속에서 피하고 부모가 합방하는 것도 조심하였다. 천연두를 앓는 아이에게 다른 질병이 생기면 신의 꾸짖음이거나 영험함으로 간주하였다. [마마배송굿](/topic/마마배송굿)을 하기도 하고, [농악](/topic/농악)대가 예방굿을 하기도 했다. 절걸립패나 [화청](/topic/화청)을 치는 패들도 이러한 호구역살풀이와 노정기 등을 해서 천연두를 예방하고자 했다.

호구신을 모시는 청배무가는 두 [가지](/topic/가지) 형태가 있다. 손님신이 와서 머물다 가는 절차를 노정기로 보여주는 것이 있다. 이러한 무가는 일정한 본풀이가 없으며 일련의 교술무가의 성격만이 있다. 특히 천연두를 앓는 과정을 보여주는 일련의 구비공식구를 통해 천연두에 대한 인식을 선명하게 보여준다. 전통시대에 의사를 대신하던 무당의 굿과 사제자의 기능을 알 수 있다. 호구신을 떠돌이로 규정하였으며, 호구신을 보내는 과정을 노정기의 형식으로 보여준다. 경기도 남부지역에서는 화랭이들이 이를 확대해 의 공연 형태로 바꾸었다.

동해안과 제주도 일대에서는 이를 본풀이로 발전시켰다. 마마와 홍역을 앓게 하는 손님신을 모시는 절차이다. 전통적으로 질병을 두려워한 가장 적절한 본보기의 굿이 손님굿이다. 여러 손님네를 잘 모셔야 질병 치료가 가능하다고 하여 다른 고장에서도 마마배송굿을 하는데 그와 성격이 상통한다. 지모는 손대를 들고 갓을 쓰고 굿을 한다. 이때 서사무가인 를 한다. 손님을 잘 대접한 노구할매는 복을 받고 구박한 김장자는 외동아들을 마마로 잃게 된다는 내용이다. 와 관련되는 손님놀이가 곧 [말놀이](/topic/말놀이)이다. 이는 손님신이 말과 마부를 불러내 대원국으로 가는 대목에서 하는 절차이다.

제주도지역에서는 이러한 본풀이를 라고 달리 지칭한다. 이 본풀이는 다음과 같이 전개된다.


삼승할망이 급히 해산을 시키고자 서천강 다리에 가다가 [마마신](/topic/마마신)인 대별상의 행차와 만난다. 대별상은 위의를 차리고 인물도감책을 들고 만민자손에게 마마를 시키려고 내려오는 길이었다. 삼승할망은 길을 비켜서 공손히 꿇어 앉아 생불할 자손에게 고운 얼굴로 ‘호명(천연두) 하여’ 달라고 부탁했다. 대별상은 무섭게 삼각수를 거느리고 사내대장부의 길을 여성이라는 ‘사물’이 가로막는다고 꾸짖는다. 삼승할망은 분을 참고 있으나 교만한 대별상은 삼승할망의 자손에게 혹독한 호명을 앓게 하여얼굴을 [뒤웅박](/topic/뒤웅박)으로 만든다. 삼승할망은 생불꽃 하나를 가지고 대별상 부인인 서신국마누라를 잉태시킨다. 서신국마누라는 열두 달이 넘도록 아이를 못 낳자 사경을 헤매게 된다. 서신국마누라가 남편인 대별상에게 삼승할망에게 빌어 보라고 사정을 한다. 대별상은 사내대장부로서 어찌 여성을 청할 수 있겠는가 고민했으나 도리 없이 청하게 된다. 대별상은 흰 [망건](/topic/망건), 흰 [도포](/topic/도포), 마부 등을 갖추어서 삼승할망을 찾아가 빌었으나 삼승할망은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 삼승할망은 대별상에게 머리 깎고 굴송낙, 굴장삼, 맨보선 바랑으로 와서 댓돌 아래에서 빌라고 한다. 대별상은 [고깔](/topic/고깔), [장삼](/topic/장삼), [버선](/topic/버선) 등으로 꾸미고 와서 댓돌 아래 엎드린다. 삼승할망은 준절하게 나무라고 서천강에 [명주](/topic/명주)로 다리를 놓으라고 한다. 삼승할망은 서천강의 명주 다리를 건너서 대별상의 집으로 행차한다. 서신국마누라는 사경을 헤매고 있었으나 삼승할망이 허리를 두어 번 쓸어내려서 자궁문이 열리고 해산하게 된다. 오늘날 [불도맞이](/topic/불도맞이)를 할 때에 [무명](/topic/무명)이나 [광목](/topic/광목)을 깔아 놓고 다리라 하여 신을 청하게 된다.


제주도지역에서는 비교적 신격의 명칭이 고유한데 여기서는 비교적 원형적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대별상은 별성신을 크게 부르는 것이고, 여성신은 서신국마누라라고 하여 이 신들이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제주도의 명칭에서 원래의 신명이 드러나 있어 이를 통해 주변부의 자료가 오히려 전통적인 것임을 알 수 있다. 동해안 본풀이와는 다른 구조이지만 동일한 관념으로 마마배송굿의 전통을 유지해 왔다는 점에서 서로 깊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소박한 관념에서 출발하여 무당들이 의례로 만들면서 복잡하게 된 사정이 여기에 있다. 마마배송과 같은 소박한 치성이 아니라 다른 형태의 굿이라는 점에서 이 호구신의 모시는 절차는 반성의 여지가 있다. 일반 집안에서 하는 마마배송과 굿에서의 호구굿은 서로 구분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내용마마배송을 위한 절차가 있다. 아이가 천연두에 걸리면 깨끗한 소반에 [정화수](/topic/정화수) 한 사발을 놓고 노구메를 지어 바치면서 기도를 한다. 그러다 천연두가 낫게 될 때쯤 종이로 만든 깃발과 싸리나무로 만든 말 등을 비롯하여 신에게 드리는 물건을 실어서 신을 전송한다. 이를 마마배송이라고 한다. 처음 천연두를 앓기 시작할 때에는 모든 일을 두려움 속에서 피하고 부모가 합방하는 것도 조심하였다. 천연두를 앓는 아이에게 다른 질병이 생기면 신의 꾸짖음이거나 영험함으로 간주하였다. [마마배송굿](/topic/마마배송굿)을 하기도 하고, [농악](/topic/농악)대가 예방굿을 하기도 했다. 절걸립패나 [화청](/topic/화청)을 치는 패들도 이러한 호구역살풀이와 노정기 등을 해서 천연두를 예방하고자 했다.

호구신을 모시는 청배무가는 두 [가지](/topic/가지) 형태가 있다. 손님신이 와서 머물다 가는 절차를 노정기로 보여주는 것이 있다. 이러한 무가는 일정한 본풀이가 없으며 일련의 교술무가의 성격만이 있다. 특히 천연두를 앓는 과정을 보여주는 일련의 구비공식구를 통해 천연두에 대한 인식을 선명하게 보여준다. 전통시대에 의사를 대신하던 무당의 굿과 사제자의 기능을 알 수 있다. 호구신을 떠돌이로 규정하였으며, 호구신을 보내는 과정을 노정기의 형식으로 보여준다. 경기도 남부지역에서는 화랭이들이 이를 확대해 의 공연 형태로 바꾸었다.

동해안과 제주도 일대에서는 이를 본풀이로 발전시켰다. 마마와 홍역을 앓게 하는 손님신을 모시는 절차이다. 전통적으로 질병을 두려워한 가장 적절한 본보기의 굿이 손님굿이다. 여러 손님네를 잘 모셔야 질병 치료가 가능하다고 하여 다른 고장에서도 마마배송굿을 하는데 그와 성격이 상통한다. 지모는 손대를 들고 갓을 쓰고 굿을 한다. 이때 서사무가인 를 한다. 손님을 잘 대접한 노구할매는 복을 받고 구박한 김장자는 외동아들을 마마로 잃게 된다는 내용이다. 와 관련되는 손님놀이가 곧 [말놀이](/topic/말놀이)이다. 이는 손님신이 말과 마부를 불러내 대원국으로 가는 대목에서 하는 절차이다.

제주도지역에서는 이러한 본풀이를 라고 달리 지칭한다. 이 본풀이는 다음과 같이 전개된다.


삼승할망이 급히 해산을 시키고자 서천강 다리에 가다가 [마마신](/topic/마마신)인 대별상의 행차와 만난다. 대별상은 위의를 차리고 인물도감책을 들고 만민자손에게 마마를 시키려고 내려오는 길이었다. 삼승할망은 길을 비켜서 공손히 꿇어 앉아 생불할 자손에게 고운 얼굴로 ‘호명(천연두) 하여’ 달라고 부탁했다. 대별상은 무섭게 삼각수를 거느리고 사내대장부의 길을 여성이라는 ‘사물’이 가로막는다고 꾸짖는다. 삼승할망은 분을 참고 있으나 교만한 대별상은 삼승할망의 자손에게 혹독한 호명을 앓게 하여얼굴을 [뒤웅박](/topic/뒤웅박)으로 만든다. 삼승할망은 생불꽃 하나를 가지고 대별상 부인인 서신국마누라를 잉태시킨다. 서신국마누라는 열두 달이 넘도록 아이를 못 낳자 사경을 헤매게 된다. 서신국마누라가 남편인 대별상에게 삼승할망에게 빌어 보라고 사정을 한다. 대별상은 사내대장부로서 어찌 여성을 청할 수 있겠는가 고민했으나 도리 없이 청하게 된다. 대별상은 흰 [망건](/topic/망건), 흰 [도포](/topic/도포), 마부 등을 갖추어서 삼승할망을 찾아가 빌었으나 삼승할망은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 삼승할망은 대별상에게 머리 깎고 굴송낙, 굴장삼, 맨보선 바랑으로 와서 댓돌 아래에서 빌라고 한다. 대별상은 [고깔](/topic/고깔), [장삼](/topic/장삼), [버선](/topic/버선) 등으로 꾸미고 와서 댓돌 아래 엎드린다. 삼승할망은 준절하게 나무라고 서천강에 [명주](/topic/명주)로 다리를 놓으라고 한다. 삼승할망은 서천강의 명주 다리를 건너서 대별상의 집으로 행차한다. 서신국마누라는 사경을 헤매고 있었으나 삼승할망이 허리를 두어 번 쓸어내려서 자궁문이 열리고 해산하게 된다. 오늘날 [불도맞이](/topic/불도맞이)를 할 때에 [무명](/topic/무명)이나 [광목](/topic/광목)을 깔아 놓고 다리라 하여 신을 청하게 된다.


제주도지역에서는 비교적 신격의 명칭이 고유한데 여기서는 비교적 원형적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대별상은 별성신을 크게 부르는 것이고, 여성신은 서신국마누라라고 하여 이 신들이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제주도의 명칭에서 원래의 신명이 드러나 있어 이를 통해 주변부의 자료가 오히려 전통적인 것임을 알 수 있다. 동해안 본풀이와는 다른 구조이지만 동일한 관념으로 마마배송굿의 전통을 유지해 왔다는 점에서 서로 깊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소박한 관념에서 출발하여 무당들이 의례로 만들면서 복잡하게 된 사정이 여기에 있다. 마마배송과 같은 소박한 치성이 아니라 다른 형태의 굿이라는 점에서 이 호구신의 모시는 절차는 반성의 여지가 있다. 일반 집안에서 하는 마마배송과 굿에서의 호구굿은 서로 구분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역사호구신의 역사는 아주 오래되었다. 그러나 이를 질병의 원천으로 감지하고 신앙의 대상으로 삼았다는 기록은 오래되지 않았다. 호구에 대한 역사적 기록은 신앙과 질병의 구현에 일치점을 보여주는 것에 기인한다.

이 신의 내력은 이규경(李圭景)이 지은 『[오주연문장전산고](/topic/오주연문장전산고)(五洲衍文長箋散稿)』 권57의 「질병-두역유신변증설(疾病-痘疫有神辨證說), 인사편/인사류(人事篇/人事類)」에 상세하게 전한다.


우리 동방에서는 천연두의 신을 호귀마마(胡鬼媽媽) 또는 손님, 영남에서는 서신(西神)이라고 한다. 아이가 천연두에 걸리면 깨끗한 소반에 [정화수](/topic/정화수) 한 사발을 놓고 매일 솥으로 지은 밥과 [시루떡](/topic/시루떡)을 바치면서 기도를 한다. 천연두가 끝나면 종이로 만든 깃발, 싸리나무로 만든 말 등 신에게 드릴 물건을 모두 실어 신을 전송한다. 이를 배송(拜送)이라고 한다. 천연두를 앓기 시작할 때는 꺼리는 일이 많고, 부모가 합방하는 것도 금한다. 천연두를 앓는 아이에게 다른 질병이 있으면 신이 원인이 되었다거나 영험이 있는 것으로 여겼다. 세간에서는 노봉(老峯) 민상공(閔相公)이 천연두를 맡은 신이 되었다고 나돈다. 이는 황당한 말이다. 또 아이가 천연두에 걸리려 하면 부모는 꿈에서 귀인(貴人)이 집에 들어오는 것을 보며, 아이에게는 반드시 부스럼이 돋는다고들 말한다.


我東則痘神 曰胡鬼媽媽 又稱客至 嶺南稱西神 兒痘 則取淨盤 設井華水一碗 每日鐺飯甑餠以供禱焉 及經痘終 盛其紙幡、杻馬、捆載享神之物以餞之 名曰拜送 其始疫時多拘忌 一切事爲竝寢閣 如或痘兒有他疾痛 以爲神祟 或有靈驗 俗傳老峯閔相公爲司痘之神 其說怳惚 且兒將患痘時 其爺孃夢見貴人臨家 則兒必發痘云


이 글은 천연두를 모두 두렵게 여기고 있고, 이 질병과 관련한 신격 명칭 및 의례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의가 있다. 아울러 민간어원설의 내력을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앞에서 이루어진 여러 기록을 검토하고 호구신이 어떻게 신의 관념으로 자리하고 있는지 상세하게 보여준다. 이규경의 기록은 호구신의 역사를 보여주는 데 중요한 전거가 된다. 천연두에 대한 기록은 이규경의 기록 이전에도 많이 보이지만 가장 분명한 어원과 용례를 보여주는 점에서 다른 기록과 차이가 있다.

또한 『[무당내력](/topic/무당내력)(巫黨來歷)』에는 호구신에 대한 무당의 관념을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는 기록이 있다. 여기에서는 호구거리(戶口巨里)의 그림과 함께 “천연두신을 호구라고 이른다. 가정에서 홍역을 치르지 않은 아이가 있으면 치성 드릴 때 순전한 천연두의 앓기를 빈다. 근일에 (호구신이) 최[장군](/topic/장군)의 딸이라고 하는데 이는 극심한 망발이다(天然痘神 謂之戶口 家有未疫兒 致誠時祝其順痘 近日謂之崔將軍女云 妄發極矣).”라고 설명하고 있다.

역대 문헌에서 간헐적으로 보이는 두신에 대한 내력을 최종적으로 정리하면서 가장 정확한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되는 것은 이능화(李能和)의 『[조선무속고](/topic/조선무속고)(朝鮮巫俗考)』이다. 두신의 항목을 따로 두고서 자세한 견해를 제시하였다.


이능화가 말한다. 우리 조선에 천연두가 있게 된 시원을 살펴보면 사백여 년 전에 중국에서 전염되어 들어왔다. 이로 말미암아 몇 천만의 인명이 희생되었는지 알 수 없다. 조선에는 인구의 출생과 사망에 대한 통계를 내는 법규가 없었기 때문에 천연두로 말미암은 사망자를 헤아릴 수가 없다. 그러나 천연두로 말미암아 인구가 늘지 않고 줄었다는 것은 당연한 사실이다. 천연두에 대한 여러 [가지](/topic/가지) 설을 종합하여 보면 천연두의 근원은 마원이 교자를 정벌할 때 그 군대가 이 병에 전염된 데 있으며, 이로 말미암아 중국 본토에까지 유포되고, 중국에서 조선으로 전염되었다. ……

우리 조선에서는 천연두가 한 해 걸러서 혹은 해마다 잇달아 발생하고 퍼져 인명을 해친다. 처음 천연두에 걸리면 머리가 아프기 시작하고 붉은 자국에 흰 물집이 잡히며 붉은 부스럼이 일어나고 고름이 배어나오면서 부스럼이 줄어들고 딱지가 떨어질 때까지 각각 사흘이 걸리므로 모두 10여 일이 지나서야 비로소 병이 나간다. 천연두가 유행하면 세상에서는 매우 두려워하면서 신이 있는 것으로 생각해서 기도와 축원을 하고 여러 가지 행위를 다 한다. 어린아이에게 천연두가 발병한 날에는 즉시 종이로 기를 만들어 ‘강남호구별성사명기(江南戶口別星使命旗)’라고 써서 문짝 위에 걸어놓으며, 천연두의 딱지가 완전히 떨어지기를 기다렸다가 무당을 불러서 신을 강남으로 보내는 [마마배송굿](/topic/마마배송굿)을 하게 된다. 여기에서 강남이라는 무당의 말은 중국을 의미하므로, 천연두신이 중국에서부터 온 것을 말하는 것이다.

호구는 천연두신이 집집마다 사람마다 쫓아다니면서 하나도 빼놓지 않고 천연두를 전염시키는 현상에서 유래한 말이다. 별성은 사명을 띤 특별한 객성을 말한다. 세속에서는 천연두신을 손님이라고 한다. 이것을 번역하면 객성이다. 별성의 뜻풀이는 『목민심서』에 다음과 같이 보인다. “에 이르기를 임금이 행차하는 길 가운데 [황토](/topic/황토)를 까는 것이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는 알 수 없다. 태양의 황도를 본뜬 것이라고 하지만 확인할 방법이 없다. 임금의 명령을 받든 사신이 고을에 들어올 때면 특별한 황토 한 [삼태기](/topic/삼태기)를 길 양쪽 가에 뿌린다. 이 역시 오리정에서부터 관사까지만 그렇게 한다. 무당이 천연두신을 보낼 때도 이 방법을 썼으므로 그 이름을 별성이라 한다.”

또 우리 속어에 천연두신을 역신마마라고 한다. 마마는 낭낭(娘娘)을 이르는 말이다. 또 사명은 천연두신이 사람의 생명을 맡았다는 의미이다. 신을 보내는 의식에서는 말과 마부로 신이 탈 것을 갖추며, 기타의 의장(儀仗)은 벼슬아치들이 외출할 때와 같이한다. 말이 없으면 짚으로 만든 말로 대신하였다. 무당이 [창부타령](/topic/창부타령)을 부르면 구경꾼들이 담처럼 에둘러 섰다가 돈을 앞다투어 던져 상급을 주었다. 가난한 선비의 집에서는 대부분 무당을 부르지 못해 제문을 지어 마마배송을 했다. 천연두신에 대한 설명은 아래의 여러 가지 기록에 자세하게 보인다. 이를 통해 우리의 풍속에서 천연두를 두려워했음을 알 수 있다.


李能和曰 我朝鮮之有天然痘 考其始原 則大約距今四百餘年前 自支那方面 傳染而來 不知其千萬人命爲其犧牲 朝鮮舊無人口死生統計之法規 故因痘病死者無從可稽 雖然 人口由是而不增有減 應亦事實也 蓋此痘疫 綜合諸說 其痘源之皆以馬援征交趾時 其軍隊傳染此病 仍爲流布於支那本部 而又自支那 傳染朝鮮也 …… 我朝鮮 自有痘疫 或間世 或連年 發生流行 傷害人命 蓋始染天痘 自始痛至發瘢 起瘡 貫膿 收痘 落痂計各三日 須十餘日 方得出場 天痘之行 俗甚恐怖 以爲有神 供奉祈祝 無所不至 兒痘發生之日 卽造紙旗 書曰 ‘江南戶口別星使命旗’ 懸于門肩之上 待落痂畢 招巫送神 其云江南者 蓋巫語謂支那曰江南 則此謂痘神 自支那以來也 其云戶口者 謂痘神逐戶逐口 不遺一人 進行染痘也 其云別星者 謂帶使命之特別客星也 俗云痘神曰 ‘손님’(Son Nim) 譯卽客星也 別星之義見于牧民心書 茶山筆談曰 御路之脊 鋪以黃土 未詳其所始 或云象太陽黃道 未知然否 奉命使臣 入郡縣 另以黃土一番 瀉于兩旁 亦自五里亭抵官舍而已 巫送痘鬼 亦用此法 以其名別星也云云者是也 又我俗語 謂痘神曰疫神媽媽 媽媽者娘娘之謂也 其曰使命者 謂痘神司理人之生命也 其送神之儀 用馬及馬夫 以備神乘 其他儀仗 一如官燥出行之時 無馬則代以蒭馬 巫爲倡夫之歌 則觀者如堵 爭投金錢以償之 貧紳寒士之家 多不用巫而作祭文以送神 詳見下諸記錄 可知我俗畏痘之事也


이능화는 천연두의 신격과 어원에 대해 정확한 이해를 보여준다. 호구신을 정밀하게 지적하고 자신의 식견으로 이를 정리했다는 점에서 호구신의 정의와 역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무당을 초치(招致)해서 이를 물리치는 마마배송굿을 한 용례 역시 분명하게 정리한 것으로 이해된다. 이 질병은 조선에 400여 년 전 유래한 것이라고 했으며, 마원이라는 장수가 교지를 정벌하면서 중국에 전염시켰고 나중에 조선에 들어왔다고 추정한다. 서역에서 유래되었음을 말한다.

신앙 관점에서도 천연두의 면모를 명확하게 기술하고 있다. 천연두가 발생하고 물러나는 과정이 통상 10여 일이 걸린다고 함으로써 이 과정을 보여주는 무가의 구전 현상과 견주어도 그다지 틀리지 않는 정확한 관찰에 근거하고 있다. 이능화는 다른 문면에서 천연두신의 사실적인 해명에도 주력하면서 문헌에 대한 비정(批正)을 하고 이를 근거로 하여 천연두신 이해에 기여하고 있다.
역사호구신의 역사는 아주 오래되었다. 그러나 이를 질병의 원천으로 감지하고 신앙의 대상으로 삼았다는 기록은 오래되지 않았다. 호구에 대한 역사적 기록은 신앙과 질병의 구현에 일치점을 보여주는 것에 기인한다.

이 신의 내력은 이규경(李圭景)이 지은 『[오주연문장전산고](/topic/오주연문장전산고)(五洲衍文長箋散稿)』 권57의 「질병-두역유신변증설(疾病-痘疫有神辨證說), 인사편/인사류(人事篇/人事類)」에 상세하게 전한다.


우리 동방에서는 천연두의 신을 호귀마마(胡鬼媽媽) 또는 손님, 영남에서는 서신(西神)이라고 한다. 아이가 천연두에 걸리면 깨끗한 소반에 [정화수](/topic/정화수) 한 사발을 놓고 매일 솥으로 지은 밥과 [시루떡](/topic/시루떡)을 바치면서 기도를 한다. 천연두가 끝나면 종이로 만든 깃발, 싸리나무로 만든 말 등 신에게 드릴 물건을 모두 실어 신을 전송한다. 이를 배송(拜送)이라고 한다. 천연두를 앓기 시작할 때는 꺼리는 일이 많고, 부모가 합방하는 것도 금한다. 천연두를 앓는 아이에게 다른 질병이 있으면 신이 원인이 되었다거나 영험이 있는 것으로 여겼다. 세간에서는 노봉(老峯) 민상공(閔相公)이 천연두를 맡은 신이 되었다고 나돈다. 이는 황당한 말이다. 또 아이가 천연두에 걸리려 하면 부모는 꿈에서 귀인(貴人)이 집에 들어오는 것을 보며, 아이에게는 반드시 부스럼이 돋는다고들 말한다.


我東則痘神 曰胡鬼媽媽 又稱客至 嶺南稱西神 兒痘 則取淨盤 設井華水一碗 每日鐺飯甑餠以供禱焉 及經痘終 盛其紙幡、杻馬、捆載享神之物以餞之 名曰拜送 其始疫時多拘忌 一切事爲竝寢閣 如或痘兒有他疾痛 以爲神祟 或有靈驗 俗傳老峯閔相公爲司痘之神 其說怳惚 且兒將患痘時 其爺孃夢見貴人臨家 則兒必發痘云


이 글은 천연두를 모두 두렵게 여기고 있고, 이 질병과 관련한 신격 명칭 및 의례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의가 있다. 아울러 민간어원설의 내력을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앞에서 이루어진 여러 기록을 검토하고 호구신이 어떻게 신의 관념으로 자리하고 있는지 상세하게 보여준다. 이규경의 기록은 호구신의 역사를 보여주는 데 중요한 전거가 된다. 천연두에 대한 기록은 이규경의 기록 이전에도 많이 보이지만 가장 분명한 어원과 용례를 보여주는 점에서 다른 기록과 차이가 있다.

또한 『[무당내력](/topic/무당내력)(巫黨來歷)』에는 호구신에 대한 무당의 관념을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는 기록이 있다. 여기에서는 호구거리(戶口巨里)의 그림과 함께 “천연두신을 호구라고 이른다. 가정에서 홍역을 치르지 않은 아이가 있으면 치성 드릴 때 순전한 천연두의 앓기를 빈다. 근일에 (호구신이) 최[장군](/topic/장군)의 딸이라고 하는데 이는 극심한 망발이다(天然痘神 謂之戶口 家有未疫兒 致誠時祝其順痘 近日謂之崔將軍女云 妄發極矣).”라고 설명하고 있다.

역대 문헌에서 간헐적으로 보이는 두신에 대한 내력을 최종적으로 정리하면서 가장 정확한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되는 것은 이능화(李能和)의 『[조선무속고](/topic/조선무속고)(朝鮮巫俗考)』이다. 두신의 항목을 따로 두고서 자세한 견해를 제시하였다.


이능화가 말한다. 우리 조선에 천연두가 있게 된 시원을 살펴보면 사백여 년 전에 중국에서 전염되어 들어왔다. 이로 말미암아 몇 천만의 인명이 희생되었는지 알 수 없다. 조선에는 인구의 출생과 사망에 대한 통계를 내는 법규가 없었기 때문에 천연두로 말미암은 사망자를 헤아릴 수가 없다. 그러나 천연두로 말미암아 인구가 늘지 않고 줄었다는 것은 당연한 사실이다. 천연두에 대한 여러 [가지](/topic/가지) 설을 종합하여 보면 천연두의 근원은 마원이 교자를 정벌할 때 그 군대가 이 병에 전염된 데 있으며, 이로 말미암아 중국 본토에까지 유포되고, 중국에서 조선으로 전염되었다. ……

우리 조선에서는 천연두가 한 해 걸러서 혹은 해마다 잇달아 발생하고 퍼져 인명을 해친다. 처음 천연두에 걸리면 머리가 아프기 시작하고 붉은 자국에 흰 물집이 잡히며 붉은 부스럼이 일어나고 고름이 배어나오면서 부스럼이 줄어들고 딱지가 떨어질 때까지 각각 사흘이 걸리므로 모두 10여 일이 지나서야 비로소 병이 나간다. 천연두가 유행하면 세상에서는 매우 두려워하면서 신이 있는 것으로 생각해서 기도와 축원을 하고 여러 가지 행위를 다 한다. 어린아이에게 천연두가 발병한 날에는 즉시 종이로 기를 만들어 ‘강남호구별성사명기(江南戶口別星使命旗)’라고 써서 문짝 위에 걸어놓으며, 천연두의 딱지가 완전히 떨어지기를 기다렸다가 무당을 불러서 신을 강남으로 보내는 [마마배송굿](/topic/마마배송굿)을 하게 된다. 여기에서 강남이라는 무당의 말은 중국을 의미하므로, 천연두신이 중국에서부터 온 것을 말하는 것이다.

호구는 천연두신이 집집마다 사람마다 쫓아다니면서 하나도 빼놓지 않고 천연두를 전염시키는 현상에서 유래한 말이다. 별성은 사명을 띤 특별한 객성을 말한다. 세속에서는 천연두신을 손님이라고 한다. 이것을 번역하면 객성이다. 별성의 뜻풀이는 『목민심서』에 다음과 같이 보인다. “에 이르기를 임금이 행차하는 길 가운데 [황토](/topic/황토)를 까는 것이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는 알 수 없다. 태양의 황도를 본뜬 것이라고 하지만 확인할 방법이 없다. 임금의 명령을 받든 사신이 고을에 들어올 때면 특별한 황토 한 [삼태기](/topic/삼태기)를 길 양쪽 가에 뿌린다. 이 역시 오리정에서부터 관사까지만 그렇게 한다. 무당이 천연두신을 보낼 때도 이 방법을 썼으므로 그 이름을 별성이라 한다.”

또 우리 속어에 천연두신을 역신마마라고 한다. 마마는 낭낭(娘娘)을 이르는 말이다. 또 사명은 천연두신이 사람의 생명을 맡았다는 의미이다. 신을 보내는 의식에서는 말과 마부로 신이 탈 것을 갖추며, 기타의 의장(儀仗)은 벼슬아치들이 외출할 때와 같이한다. 말이 없으면 짚으로 만든 말로 대신하였다. 무당이 [창부타령](/topic/창부타령)을 부르면 구경꾼들이 담처럼 에둘러 섰다가 돈을 앞다투어 던져 상급을 주었다. 가난한 선비의 집에서는 대부분 무당을 부르지 못해 제문을 지어 마마배송을 했다. 천연두신에 대한 설명은 아래의 여러 가지 기록에 자세하게 보인다. 이를 통해 우리의 풍속에서 천연두를 두려워했음을 알 수 있다.


李能和曰 我朝鮮之有天然痘 考其始原 則大約距今四百餘年前 自支那方面 傳染而來 不知其千萬人命爲其犧牲 朝鮮舊無人口死生統計之法規 故因痘病死者無從可稽 雖然 人口由是而不增有減 應亦事實也 蓋此痘疫 綜合諸說 其痘源之皆以馬援征交趾時 其軍隊傳染此病 仍爲流布於支那本部 而又自支那 傳染朝鮮也 …… 我朝鮮 自有痘疫 或間世 或連年 發生流行 傷害人命 蓋始染天痘 自始痛至發瘢 起瘡 貫膿 收痘 落痂計各三日 須十餘日 方得出場 天痘之行 俗甚恐怖 以爲有神 供奉祈祝 無所不至 兒痘發生之日 卽造紙旗 書曰 ‘江南戶口別星使命旗’ 懸于門肩之上 待落痂畢 招巫送神 其云江南者 蓋巫語謂支那曰江南 則此謂痘神 自支那以來也 其云戶口者 謂痘神逐戶逐口 不遺一人 進行染痘也 其云別星者 謂帶使命之特別客星也 俗云痘神曰 ‘손님’(Son Nim) 譯卽客星也 別星之義見于牧民心書 茶山筆談曰 御路之脊 鋪以黃土 未詳其所始 或云象太陽黃道 未知然否 奉命使臣 入郡縣 另以黃土一番 瀉于兩旁 亦自五里亭抵官舍而已 巫送痘鬼 亦用此法 以其名別星也云云者是也 又我俗語 謂痘神曰疫神媽媽 媽媽者娘娘之謂也 其曰使命者 謂痘神司理人之生命也 其送神之儀 用馬及馬夫 以備神乘 其他儀仗 一如官燥出行之時 無馬則代以蒭馬 巫爲倡夫之歌 則觀者如堵 爭投金錢以償之 貧紳寒士之家 多不用巫而作祭文以送神 詳見下諸記錄 可知我俗畏痘之事也


이능화는 천연두의 신격과 어원에 대해 정확한 이해를 보여준다. 호구신을 정밀하게 지적하고 자신의 식견으로 이를 정리했다는 점에서 호구신의 정의와 역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무당을 초치(招致)해서 이를 물리치는 마마배송굿을 한 용례 역시 분명하게 정리한 것으로 이해된다. 이 질병은 조선에 400여 년 전 유래한 것이라고 했으며, 마원이라는 장수가 교지를 정벌하면서 중국에 전염시켰고 나중에 조선에 들어왔다고 추정한다. 서역에서 유래되었음을 말한다.

신앙 관점에서도 천연두의 면모를 명확하게 기술하고 있다. 천연두가 발생하고 물러나는 과정이 통상 10여 일이 걸린다고 함으로써 이 과정을 보여주는 무가의 구전 현상과 견주어도 그다지 틀리지 않는 정확한 관찰에 근거하고 있다. 이능화는 다른 문면에서 천연두신의 사실적인 해명에도 주력하면서 문헌에 대한 비정(批正)을 하고 이를 근거로 하여 천연두신 이해에 기여하고 있다.
지역사례호구신의 지역적 사례는 현재의 조사 과정에서 명확하게 등장하지 않는다. 호구신에 대한 지역적 사례를 일별한 것으로는 이능화의 언급이 있다. 천연두신을 호구마마라고 했다고 한다. 달리 별성이라고 하는데, 이는 이능화의 관점에서 손님이라고 하였다. 그러므로 호구신과 별성신이 같은지 다른지 논란을 야기하게 된다. 영남과 호남지방에서는 이를 서신이라고 하였다. 이 말이 타당하다면 서신국마누라라고 지칭하는 제주도의 사례를 같은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지역사례호구신의 지역적 사례는 현재의 조사 과정에서 명확하게 등장하지 않는다. 호구신에 대한 지역적 사례를 일별한 것으로는 이능화의 언급이 있다. 천연두신을 호구마마라고 했다고 한다. 달리 별성이라고 하는데, 이는 이능화의 관점에서 손님이라고 하였다. 그러므로 호구신과 별성신이 같은지 다른지 논란을 야기하게 된다. 영남과 호남지방에서는 이를 서신이라고 하였다. 이 말이 타당하다면 서신국마누라라고 지칭하는 제주도의 사례를 같은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의의예전에는 전통적인 의학으로 해결할 수 없으면 무당이나 민간의학을 통해 해결하려 했다. 즉 호구신은 돌림병을 중심으로 하는 민간의학에서 내린 처방전에서 비롯된 관념이다. 한 곳에 머물러 있지 않고 강남 대국에서 밀려 왔기 때문에 이를 잘 받아들이고 순응하여 물러가기를 기원하는 관점에서 이 신이 모셔졌다. 그러므로 이 신격은 불가항력적인 상황에서 인간이 정성을 모아 대접해야 한다는 신념에 의해 파생된 것이다.

이 신앙은 민간신앙, 민간의학, [가신](/topic/가신)신앙이 만나는 접점에서 평가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서는 호구신이 인간의 얼굴에 전좌하고 사라지는 과정을 형상적으로 묘사함으로써 이 질병이 어떻게 인간에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정확하게 관찰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호구신의 관념은 종교적으로도 긴요하고 민간의학의 역사에서도 소중한 가치가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참고문헌[조선무속고](/topic/조선무속고) (이능화, 계명 19, 1927)
五洲衍文長箋散稿 (이규경, 민족문화추진회, 1986)
[조선무속의 연구](/topic/조선무속의연구)-상 (赤松智城ㆍ秋葉隆, 심우성 역, 동문선, 1993)
巫黨來歷 (서대석 해제, 민속원, 2002)
조선무속고 (이능화, 서영대 역, 창비, 2008)
1988년 강릉단오제무가집 (김헌선, 보고사, 2009)
의의예전에는 전통적인 의학으로 해결할 수 없으면 무당이나 민간의학을 통해 해결하려 했다. 즉 호구신은 돌림병을 중심으로 하는 민간의학에서 내린 처방전에서 비롯된 관념이다. 한 곳에 머물러 있지 않고 강남 대국에서 밀려 왔기 때문에 이를 잘 받아들이고 순응하여 물러가기를 기원하는 관점에서 이 신이 모셔졌다. 그러므로 이 신격은 불가항력적인 상황에서 인간이 정성을 모아 대접해야 한다는 신념에 의해 파생된 것이다.

이 신앙은 민간신앙, 민간의학, [가신](/topic/가신)신앙이 만나는 접점에서 평가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서는 호구신이 인간의 얼굴에 전좌하고 사라지는 과정을 형상적으로 묘사함으로써 이 질병이 어떻게 인간에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정확하게 관찰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호구신의 관념은 종교적으로도 긴요하고 민간의학의 역사에서도 소중한 가치가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참고문헌[조선무속고](/topic/조선무속고) (이능화, 계명 19, 1927)
五洲衍文長箋散稿 (이규경, 민족문화추진회, 1986)
[조선무속의 연구](/topic/조선무속의연구)-상 (赤松智城ㆍ秋葉隆, 심우성 역, 동문선, 1993)
巫黨來歷 (서대석 해제, 민속원, 2002)
조선무속고 (이능화, 서영대 역, 창비, 2008)
1988년 강릉단오제무가집 (김헌선, 보고사,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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