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안배연신굿 및 대동굿

한국무속신앙사전
서해안의 옹진·연평도 지방에서 선주(船主)가 배와 사공들의 안전 및 풍어를 기원하기 위해 주로 정월에 지내는 제의를 배연신굿이라 하고, 벽성군 옹진군을 중심으로 [마을](/topic/마을)의 안녕과 번영 및 풍어를 기원하여 2~3년 기간을 두고 정기적으로 정월에 성행 하던 마을굿을 대동굿이라 고한다. 이 굿은 1985년 2월 1일에 ‘중요무형문화재 제82-나호’로 지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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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안의 옹진·연평도 지방에서 선주(船主)가 배와 사공들의 안전 및 풍어를 기원하기 위해 주로 정월에 지내는 제의를 배연신굿이라 하고, 벽성군 옹진군을 중심으로 [마을](/topic/마을)의 안녕과 번영 및 풍어를 기원하여 2~3년 기간을 두고 정기적으로 정월에 성행 하던 마을굿을 대동굿이라 고한다. 이 굿은 1985년 2월 1일에 ‘중요무형문화재 제82-나호’로 지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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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회
정의서해안의 옹진·연평도 지방에서 선주(船主)가 배와 사공들의 안전 및 풍어를 기원하기 위해 주로 정월에 지내는 제의를 배연신굿이라 하고, 벽성군 옹진군을 중심으로 [마을](/topic/마을)의 안녕과 번영 및 풍어를 기원하여 2~3년 기간을 두고 정기적으로 정월에 성행 하던 마을굿을 대동굿이라 고한다. 이 굿은 1985년 2월 1일에 ‘중요무형문화재 제82-나호’로 지정되었다.
내용배연신굿과 대동굿은 서해안 지역에서 행해지던 굿이라는 점은 같지만 전자는 선주들의 개인적인 굿이고, 후자는 [마을](/topic/마을) 공동체 집단의 굿이라는 차이가 있다. 따라서 굿의 규모나 절차와 내용에서도 적잖은 차이가 있다. 한마디로 배연신굿은 배에서 하는 굿이고, 대동굿은 마을에서 하는 대규모의 굿이다. 규모와 절차에 있어서 대동굿이 훨씬 번다한 편이다. 이는 두 굿의 거리별 순서를 나란히 놓고 비교하면 확연해진다. 배연신굿과 대동굿의 진행과정과 내용을 각각 요약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배연신굿은 한 해 동안 바다에서 무사하고 고기를 많이 잡게 해 달라고 배를 부리는 집에서 하는 굿으로 주로 고기잡이를 쉬는 정월에서 3월 사이에 한다. 정월에 하는 굿은 재수굿의 성격을 띠고, 이삼월에 하는 굿은 불의의 사고나 특별한 사정이 있을 때 한다.

「[김금화](/topic/김금화)의 무가집」에 의하면 먼저 선주가 택일을 받아 [단골](/topic/단골) 만신에게 굿을 의뢰한다. 굿하기 이틀 전부터 사공들은 바닷물에 목욕재계하고 배에서 잠을 자며 금기한다. 선주는 문 밖에 [장군](/topic/장군)기를 달고 집 [대문](/topic/대문)과 [추녀](/topic/추녀) 양쪽에 소나무 [가지](/topic/가지)를 꽂아 부정을 막는다. 굿청은 갑판 위 허릿간 쪽에 네 [기둥](/topic/기둥)을 세우고 천막을 쳐서 만든다. 경우에 따라서는 굿청을 매지 않고 그냥 배 위에서 굿을 진행하기도 한다. 배의 맨 앞 이물에 있는 돛대에는 [호서낭](/topic/호서낭)기를 꽂고, 가운데 돛대에는 [만장](/topic/만장)기를 늘어뜨려 그 위에 임경업장군기를 걸고 또 그 위에 국기를 단다. 이물과 고물에는 서리화(버드나무 가지에 [백지](/topic/백지)를 촘촘히 오려 감은 지화 장식)를 피우고 [호박](/topic/호박)등을 단다. [뱃기](/topic/뱃기)를 모두 걸고 중간 돛대 위에는 [명주](/topic/명주)나 [무명](/topic/무명)을 길게 늘어뜨린 뒤 중간중간에 장애발이라는 옷고름 모양의 고리를 만들어 매단다. 사고가 있던 배에는 어떤 장식도 하지 않는다. 굿청 정면에 무신도들을 건다. 이를 맞이 띄운다고 한다. 굿상에는 소당애기씨시루, 소당제석시루, 용궁시루, 산시루, 임장군님시루, 성수시루, [대감시루](/topic/대감시루), [감흥시루](/topic/감흥시루), 조상시루, 강변시루, 서낭시루 등을 놓는다. 형편이 어려웠던 옛날에는 흰떡시루와 벌시루(허튼귀신을 대접하는 시루), 팥시루를 하나씩 준비하여 각 신명의 몫으로 나누어 대접하고 용신시루만 따로 쪄서 준비했다. 각 시루에 서리화를 꽂고 전발(백지를 그물 모양으로 오려 굿상 위에 벌여놓은 장식으로, 엽전다발을 상징한다)을 걸쳐놓는다. 이 밖에 [인절미](/topic/인절미), 두부 한 모, [삼색나물](/topic/삼색나물), 조기, 삼색실과, 정한수, [촛대](/topic/촛대), 술잔을 놓는다.

거리별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신청울림](/topic/신청울림) : 굿청의 잡귀를 쫓아내어 정화(부정을 가심)하고 배 위에 올라 잠시 악기소리를 냄으로써 굿을 한다는 사실을 신들에게 알리는 절차이다. 이때에는 무당들만 배에 오르고 일반인들은 [자리](/topic/자리)를 피한다.

2. 당산맞이 : 당산의 신을 맞이하여 굿청에 모셔오는 절차이다. 홍[철릭](/topic/철릭)에 꽃갓으로 정장한 만신은 왼손에 방울과 [제금](/topic/제금), 오른손에 부채를 각각 들고서 뱃기를 든 선원들을 앞세우고 잽이가 [길굿](/topic/길굿)을 치는 가운데 선주 가족들과 함께 당에 오른다. 서낭 혹은 [임경업 장군](/topic/임경업장군)을 모신 당에서 먼저 선주가 [분향](/topic/분향)재배한 후 무당은 당신에게 굿하는 날과 장소·목적, 배식구들의 이름과 나이 등을 일일이 고한다. 식구들 모두가 한마음으로 풍어를 기원하는 정성임을 아뢰는 것이다. 부채와 방울을 흔들며 사방에다 반배를 한 만신은 장구 앞에 서서 산유만세장단에 만세받이를 부른 후 느리게 시작되는 [거상장단](/topic/거상장단)에 맞추어 [거상춤](/topic/거상춤)을 시작하고, 제금과 방울 소리가 점차로 잦아지는 거상춤 끝에 [맴돌이장단](/topic/맴돌이장단)에 맞춘 빠른 춤으로 연풍돌기(왼쪽으로 도는 회전무로서 맴돌이춤이라고도 함)를 한다. 당신(堂神)이 몸에 실린 무당은 이 과정에서 신의 자격으로 전환되어 장구 앞에 서서 공수를 준다. 신이 이들의 정성을 기다렸고 오늘 고맙고 반갑게 받으셨음을 확인시킨 후 앞으로 소원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주겠노라는 약속을 들려주는 것이다. 이어 무당은 뱃기를 들고 서 있는 사람들 앞에 가서 제금을 치며 당신이 뱃기에 임하기를 축원한다. “장군님들 하강에 염원입니다. ○○가중에 ○월○○날 배연신입니다. ○○선주의 정성입네다. 장군님 대접하고 ○○호 만뱃등에 장원 달라고 모시러 왔습니다. 배임자님 머리 위에 징명받아 양어깨에 지수받아 내림주소사… 이번 신사 드리고 일 년 열두 달 몸수 곱게 나고 장원 주신다 하시면 내리시오. 임경업 장군님이며 서낭님이며 이물서낭 고물서낭 소당애기씨 다 배연신 대령하고 장원 준다 하시거늘 자 설레입시다.” 무당의 제금이 빨라지면서 뱃기를 든 사람의 손이 저절로 떨려 기가 설레이면 당신이 하강한 것으로 믿는다. “본당 장군님 모셔 싣구 연평 바다로 돈실러 갑시다. 어허어아 어야.” 무당은 배치기노래를 먼저 시작하여 그 자리에 모인 사람들과 함께 부르고 한바탕 춤추면서 논다. 배치기노래는 뱃사람들이 뱃일을 하면서 일상적인 삶에서 경험하는 모든 일을 가사로 만들어 부르는 노래로, 서해안 남부에까지 폭넓게 분포하는 [민요](/topic/민요)이다. 춤추고 논 후 당신이 실린 뱃기를 모시고 다함께 배로 돌아온다. 이 다음부터 굿의 모든 순서는 배 안에서 진행한다.

3. [부정풀이](/topic/부정풀이), 부산 띄우기 : 배 안의 뜬귀와 부정을 다 실어 태워서 멀리 떠내려 [보냄](/topic/보냄)으로써 배와 굿청 등을 정화하는 절차다. 한 아름 정도의 짚으로 둥근 테를 엮어 가운데에 십자로 살을 만들고 그 위에 짚으로 산과 같은 모양을 만든 원추형의 작은 뗏목을 부산이라고 부른다. 영자(나이가 가장 많은 우두머리 사공)가 바가지에 담긴 물을 [솔가지](/topic/솔가지)로 찍어 뿌려가면서 배의 이물과 고물 등을 돌아다니며 “부정이야” 소리를 쳐 부정을 풀고, 배에서 거둔 부정([고사](/topic/고사)상에 차려놓았던 떡과 나물 등)을 부산에 싣고 불을 붙여 바다에 던지면서 “○○호 배임자는 ○○씨입니다. 운수대통 발원이요. 모진 액운 다 젖혀 주시고 다 걷어갑소사”하고 축원한다. 무당은 [신칼](/topic/신칼)을 들고 춤을 추면서 배를 한 바퀴 돌아본 뒤 이물에서 잠깐 춤을 춘 후 고삿상에 남은 음식을 바다에 조금씩 뜯어 버리고, 사공들 모두는 배치기를 하면서 춤춘다.

4. 초부정·초감흥굿 : 굿당의 부정을 씻어내어 정화한 뒤에 제신들을 청배하여 제단에 좌정시키는 절차다. 무당은 왼손에 부채, 오른손에 제금과 방울을 각각 들고 느린 곡조의 긴만세로 신을 청한다. “천하궁으로 삼해나 삼천 아왕 임금의 만세야 지하궁으로 이십팔수 아왕 임금의 만세야 천세만세로 살아살아 만세를 살아 사바세계 남산부주 해동은 조선국에…” 주무가 [앞소리](/topic/앞소리)를 메기면 장구잽이와 조무들이 후렴을 받는다. 사방을 향하여 두 팔을 넓게 벌리고 서서 신을 맞이한 후 어깨를 움찔 하는 것으로 신이 들린 표현을 하고 가족에게 공수를 준다. 선주 집안의 만조상을 모셔들인 후 가족들에게 [오방신장기](/topic/오방신장기)를 뽑아 재수를 점치게 하고, 다시 긴만세받이로 “일구등신 각귀신명 잽이선에 만등신님들…”을 청배한 후 거상장단에서 차츰 빠른 춤으로 연풍을 돌면서 무구·칼·[의상](/topic/의상)을 놀리고 나서 이물에 걸어놓은 [대신발](/topic/대신발)을 어깨에 둘러메고 이물·고물·허릿간 등을 다 돌고 난 뒤 조상과 감응신에게 양푼에 든 술을 국자로 떠서 바친다.

5. [영정](/topic/영정)물림 : 영정은 뜬귀 잡귀로서 부정을 물리는 것과 거의 동일한 기능을 지닌다. 조그만 상 위에 북어와 술 및 음식부스러기를 놓고 빈 후 소지를 올리고 배밖에다 버린다. 바가지를 쓰는 경우도 있는데 이때는 음식과 바가지를 함께 버린다.

6. 소당제석 : 일반적으로 황해도굿에서 제석은 명을 주는 칠성과 함께 모셔지고, 배연신굿에서는 소당제석을 특별하게 모신다. 소당제석굿의 중심이 되는 신은 소당애기씨로, 배를 지키는 신이다. 굿상에는 소당애기씨의 옷감과 화장품상자가 모셔져 있어서 무당은 그것을 들고 춤춘다. 무당은 그 배의 화장(배 안에서 밥을 하고 불을 때는 살림꾼이자 심부름꾼인 어린 소년)을 불러 세워 놓고 시집살이가 얼마나 고생이 심하냐고 위로하면서 머리도 빗겨주고 옷도 새로 입혀주고 화장도 시키면서 온갖 [재담](/topic/재담)을 한다. 화장이 배안에서 하는 일이 밥짓고 빨래하는 여자의 역할이기에 소당애기씨처럼 꾸며 신을 즐겁게 하는 [굿놀이](/topic/굿놀이)다.

7. 먼산장군거리 : 멀고 가까운 여러 지역의 명산에 깃들여 있는 장군들을 청하여 용맹과 위용을 칭송하는 굿이다. 무당은 청[쾌자](/topic/쾌자)에 [벙거지](/topic/벙거지)를 쓴 차림으로 팔도명산의 이순신·[최영](/topic/최영)·임경업 등 장군들을 모신다. 장군칼을 좌우로 흔들며 칼끼리 부딪쳐 소리를 내고 칼춤을 추다가 허리를 뒤로 젖히는 장군놀이를 한다. 돼지나 쇠고기를 [삼지창](/topic/삼지창)에 꽂아 신이 굿을 잘 받으셨는가를 점쳐보는 사실 세우기를 한다.

8. [대감놀이](/topic/대감놀이) : 재물을 관장하고 재수를 불어주는 대감신에게 풍요를 기원하는 굿이다. 술마시고 노는 것을 좋아하는 호탕한 성격의 신이기에 가장 흥겨운 굿 중 하나로서 안주감인 돼지를 갖고 놀고 막걸리도 마시고 모든 사람에게 술을 권한 끝에 부채와 [서낭기](/topic/서낭기)로 복을 불어주는 춤을 춘다.

9. 영산대감·영산할아뱜·영산할먐굿 : 만신이 된 공주를 모셨던 영산할아뱜·영산할먐을 모셔 놀게 하는 거리다. 만신은 홍[치마](/topic/치마) 위에 [삼베](/topic/삼베)치마와 남쾌자를 입은 다음 머릿수건과 [광대](/topic/광대)(탈)를 이마 위쪽에 비스듬히 쓰고 영산할먐 역할을 맡는다. 할아뱜 역은 배의 도사공이나 [박수](/topic/박수)가 맡는다. 영산할아범은 [활옷](/topic/활옷)을 입고 광대를 머리 위에 붙인다. 영산할먐 역의 만신이 만세받이를 할 때 영산할아뱜은 뒤에서 춤을 추며 [뒷소리](/topic/뒷소리)를 받고 “영산할아뱜 할먐 대감님들 놀러나와요. 잽이선에 영신을 대령하니 간 데마다 장원 주시오” 하며 긴 노래를 띄운다. 만신은 대감기를 들고 이물 꼭대기로 가 강신을 받아 춤을 추며 온 배를 돌아다니다가 할아뱜과 만난다. 병자호란 때 헤어진 두 부부가 반갑게 만나 지나간 회포를 풀고 이 배의 화장으로 있는 막내아들 개똥이까지 만나 일가가 배의 풍어와 선주 집의 번창을 축원한다.

10. 쑹거주는굿 : 배임자와 사공들에게 복(고기)을 주고 배의 안전을 기원하는 굿이다. 떡을 올려놓은 긴 무명을 양편에서 붙들고 무당의 노래에 맞춰 좌우로 흔든다. [쑹거장단](/topic/쑹거장단)으로 무당이 복과 풍어를 주는 소리를 메기면 배꾼들은 “어허리 쑹거야” 하고 뒷소리를 받으면서 옷자락을 펼쳐 복떡을 받고 이어 다른 배의 주인들도 와서 저마다 복을 받는다.

11. 다릿발용신굿 : 육지에서 배로 가는 다릿발에서 잡귀들을 풀어먹이는 굿으로, 연희성이 강하다.

12. 강변굿 : 뱃굿이 모두 끝나고 해안으로 내려와 바다에 떠도는 수비 영산을 풀어먹이고, 작은 모형배인 [띠배](/topic/띠배)에 각종 제물과 [허재비](/topic/허재비)를 싣고 바다로 멀리 띄워 보냄으로써 모든 액을 몰아내고 배의 안전과 풍어를 기원하며 바다에서 죽어간 용신들을 위로하고 대접하는 뒷전굿이다.

우리나라의 모든 굿이 마찬가지이지만 특히 황해도굿은 굿을 할 장소를 정리 정화하고, 신을 불러 모시고, 인간의 소원을 고하면서 신에게 축복을 빌고 신의 응답을 받고, 인·신이 함께 즐긴 후 신들을 돌려보내는 기본 줄거리가 분명하고 그 구조 위에서 진행된다. 배연신굿은 굿의 주요 무대가 선상이라는 점이 다를 뿐 전체 구조는 여느 굿과 동일하다. 물론 세부적으로는 다른 굿들, 이를테면 대동굿에서 하는 거리들 중 빠지는 부분이 있기도 하고 배연신굿만의 독특한 거리가 들어가 있기도 하다. 배의 수호신을 모시는 소당제석거리와 배임자와 사공들에게 복을 주는 쑹거주는굿의 경우가 그렇다. 배연신굿은 살기 위해 죽음을 무릅쓰고 망망한 바다에서 고기잡이에 나서는 사람들이 벌이는 굿이다. 대체로 집안의 재수굿 계열에 들어간다고 볼 수 있고 굿 절차 역시 그 줄거리를 따르고 있지만 소당애기씨, 영산할먐·할아뱜 거리들의 내용은 특별히 뱃사람의 삶을 보호하고 지켜주는 신들을 위한 것이다. 무당과 뱃사람들이 한데 어울려 연극적으로 진행되는 내용 속에서 소박한 주술에 근거하되 작은 공동체의 화해를 도모하고, 이를 통해 다져진 힘을 풍어의 의지로 전환시키는 굿이면서 놀이인 것이다.

대동굿은 매년 또는 삼 년마다 정월에 사흘 또는 닷새에 걸쳐 마을의 안녕과 번영 및 풍어를 기원하면서 진행하는 굿이다. 모든 굿의 준비와 진행은 마을사람들이 함께 참여하여 치르는 마을축제라고 할 수 있다.

섣달에 굿 준비를 시작한다. 마을에서 조용한 집을 빌려 굿이 끝날 때까지 마을 사람들이 모여 목욕재계하고 금기하면서 굿에 쓰일 온갖 제물과 기물을 만들고 준비한다. 굿에 드는 비용은 집집마다 추렴한다. 정월 초사흘이 되면 마을의 어른들과 배임자네들이 상의하여 대동굿 할 날을 받고 굿을 준비하고 진행할 [제관](/topic/제관)과 상산막둥이를 포함하여 소임들을 3명에서 9명까지 정한다. 대동굿 날을 받은 날부터 굿이 끝나는 날까지 밤에는 집집마다 불을 밝혀 놓고 출산이 임박한 임신부는 타관으로 보내는 등 마을 전체가 금기에 들어가 출입을 삼가면서 모든 음식을 장만한다. 굿 준비 과정은 마을에서 남자들이 전담한다. 굿하기 삼일 전부터 당산에다 열 두 발 되는 장군발을 오색 물을 들여서 띄우고, 굿당과 마을도 [장발](/topic/장발)로 장식한다. 마을 사람들은 각자의 배에 기를 띄우고 [수박](/topic/수박)등·서리화등으로 장식한다. 굿날이 가까워지면 배임자네들이 사공들과 함께 자기 집 [마당](/topic/마당)에 장군기와 뱃기를 세운 다음 제물을 차려놓고 배치기 풍장을 치며 소리를 하면서 밤낮으로 논다.

거리별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신청울림 : 굿을 한다는 사실을 신들에게 알리는 절차로, 배연신굿과 달리 도가집이나 당산에서 한다.

2. 당산맞이 : 당산에 가서 신을 모셔 굿당으로 내려오는 순서로, 배연신굿의 경우와 대동소이하다.

3. 세경돌기 : 당신을 마을로 맞아 마을 [우물](/topic/우물)에 와서 간단한 고사를 드린 후 마을 집집을 차례로 돌면서 마당에서 한 거리씩 놀고 그 집을 위해 축원과 [덕담](/topic/덕담) 및 공수를 준 후 [대주](/topic/대주)에게 쌀 산을 주고 마을 사람들이 함께 논다. 만신과 길 군악은 장단을 치며 집을 옮겨 다니면서 집마다 굿을 할 때 나오는 쌀과 돈을 상산막둥이가 거둔다.

4. 문잡아들음 : 집집마다 세경을 다 돈 다음 굿청에 들어가기 전에 제관과 소임들이 굿 청에서 서낭님을 맞이하는 절차다. 이 거리는 제관들과 무당 사이를 왕래하는 상산막둥이가 사령노릇을 하면서 재담 섞인 대화로 무당의 신분과 정체를 확인한 후 “이 대동에 풍어 주고 복주고 명 주려고 서낭님과 장군님 모시고 든 만신”이라는 것이 밝혀져 비로소 무당이 부정을 풀고 굿청 앞에 솔가지로 꾸민 아치형 대동문을 통과하는 연극적 의식이다.

5. 초부정굿 : 부정을 씻고 굿 당을 정화하는 절차로, 배연신굿과 같다.

6. 초감흥굿 : 부정을 씻고 굿 당을 정화하는 절차로, 배연신굿과 같다.

7. 영정물림 : 배연신굿과 같다.

8. 복잔내림 : 제관과 각 소임이 신이 내린 술과 복잔을 먼저 받은 다음 마을 사람들이 복잔을 받는다.

9. 칠성제석굿 : 명을 주는 칠성과 복을 주는 제석을 함께 모시는 거리다.

10. [성주굿](/topic/성주굿) : 성주굿은 한 집안의 길흉과 재복을 관장하는 성주신을 대접하고 그 집의 길복을 기원하는 굿이다. 대동굿에서는 당집이 성주가 되므로 성주굿을 크게 하지 않는다.

11. 소얼음굿 : 남정네 둘이나 넷이 [짚신](/topic/짚신)을 신고 [멍석](/topic/멍석)과 짚으로 꾸민 소의 탈을 쓰고 소 노릇을 하는 것으로, 소를 굿 당 앞에 매놓고 상산막둥이를 불러서 소를 어르면서 하는 굿이다. 그 해에 풍작이 되도록 소가 건강하고 일을 잘하게 해 달라고 기원하는 굿으로, 황해도 연백지방에서만 행해진다.

12. 도산말명 [방아](/topic/방아)찜굿 : 사람이 농사지은 벼를 방아에 찧어 먹듯이 여러 말명님이 명과 복을 방아에 찧어서 인간에게 내려주는 굿이다. 만신은 굿당에 각 뱃집의 방아 찧을 쌀을 모은 다음 큰 함지박에 담아놓고 마을방아를 찧으면서 [방아타령](/topic/방아타령)으로 축원한다. 타령이 끝난 후 만신은 각 배임자에게 방아 찧은 쌀을 골고루 나누어 주면서 축원한다. 배임자들은 각자 받은 쌀을 어깨에 메고 춤을 추며 자기네 배에 옮겨 싣는다. 이 쌀로 배가 바다에 나갈 때 밥을 지어 고사를 지낸다.

13. [사냥굿](/topic/사냥굿) : 신령들이 산삼 녹용을 구하러 산으로 사슴사냥을 가는 놀이로 사슴 대신 돼지를 놓고 [사냥놀이](/topic/사냥놀이)를 하는 굿이다. 대동굿의 절차 중 연희적 요소가 가장 많은 부분이다. 마치 마당극 놀이를 방불케 할 만큼 규모가 크고 공간 사용 범위도 넓다.

14. 성수거리 : 만신이 모신 신들을 청배하여 집안과 마을의 안전과 만복을 축원하고 잡귀를 물리는 굿이다. 만신은 한 굿거리 안에서 여러 차례 [무복](/topic/무복)을 바꿔 입는다.

15. 타살군웅굿 : 피를 흘리며 죽어간 여러 군웅과 군웅할아버지를 모셔서 위로하고 대접하여 피를 흘리거나 다치거나 하는 일을 막아 달라고 기원하는 굿이다. 익은 고기와 날고기를 나누어 [사슬세우기](/topic/사슬세우기)를 하고, 마을 노인들에게 잔칫상을 차려 올려서 자손들이 세배를 드린 후 남녀노소 구별 없이 음식을 나누고 어울려 춤추며 논다. 여러 거리 중 가장 질펀한 잔치분위기의 굿이다. 많은 사람이 차례로 무관을 [서고](/topic/서고), 굿이 끝나면 만신은 마을 사람들에게 골고루 고기를 나눠 준다. 이때 각 배의 사공들은 고기를 받아 남 보다 먼저 자기 배로 가서 고사를 지내려고 경쟁한다.

16. 대감놀이: 배연신굿에서의 대감놀이와 마찬가지다. 단 대동굿에서는 여러 대감님네를 다 논 다음 큰 만신이 안주와 술을 마을 사람들에게 권한다. 이때 새 무당과 소임들의 도움을 받아가면서 마을 사람 모두에게 술과 안주를 빠짐없이 돌린다.

17. 뱃기내림 : 각 배임자의 이름을 부르면서 풍어와 배의 안전을 축원해 주는 거리이다. 큰 황고리짝에 쌀을 담고 뱃기 모두를 모아 새끼로 묶은 다음 상소임이 두 손으로 잡고 만신이 제금을 치면서 축원하여 신 내림을 받으면 배임자와 사공들은 각각 자기네 뱃기를 재빨리 찾아 고사 술과 안주를 챙겨 자기 배로 앞다퉈 가서 고물에 기를 꽂고 고사를 지낸다. 고사가 끝나면 모든 배에서 풍악이 울리고 배치기 소리를 한다.

18. 조상굿 : 개인굿이 아니기에 조상굿은 필요없으나 오랫동안 대동굿의 소임을 맡아 마을을 위해 일하다 돌아가셨거나 살아생전 당산에 몸바쳐 정성을 들였던 이가 있으면 [제상](/topic/제상)을 따로 차려 정성을 들이고 그 영혼의 극락천도를 기원한다. 조상님네를 모시는 각 집에서는 따로 [만둣국](/topic/만둣국), 밥, 나물, 술, 조기 등으로 조상님 상을 차려온다. 만신은 조상님네를 차례로 모시고 옷이나 손보시(손푸념이라고도 하며, 무명과 베를 60~70cm 길이로 잘라 영혼이 저승 가는 길에 손수건 눈물수건으로 쓰라고 주는 것이다. 가로의 가운데 부분을 약간 잘라 놓았다가 대주네의 몸으로 반을 갈라 찢는다)를 만들어 찾아온 조상의 인사말을(공수로) 듣고 “손보시 받아가시오” 하면서 돌려보낸다.

19. 서낭목신굿 : 오래된 고목에 목신이 머물고 당산의 부군님·서낭님 등의 높으신 신령님들이 고목에서 쉬기도 한다는 믿음에서 이런 서낭목신들을 불러 덕을 내리어 재수있게 해주고 모든 액을 막아 달라고 기원하는 굿이다. 마을의 고목 밑에서 한다.

20. 장발굿 : 마을의 액을 물리치고 복을 기원하며, 장발을 들고 놀리면서 장발에 좌정했던 신령님들을 전송하는 굿이다.

21. 영산대감·영산할아뱜·영산할먐굿 : 배연신굿의 경우와 같다.

22. 벌대동굿·23. [마당굿](/topic/마당굿) : 굿청에 모인 여러 잡신과 비명횡사한 원혼, 수비 영산들을 풀어먹여서 보내는 굿이다. 온갖 수비 영산 잡신을 차례로 불러 잠깐씩 놀리고 돌려보내는 다양한 모양의 희극적 연희와 함께 골개 섞인 재담이 난무하는 즐겁고 재미있는 놀이판이다.

24. 강변 수살 용신 송신굿 : 모든 액운을 띠배에 띄워 바다에 보내 사공들의 안전과 풍어를 기원하고, 바다에서 죽어간 영혼을 위로해 주는 굿이다. 띠배는 마을사람들이 함께 만든다. [수수](/topic/수수)깡과 나무를 섞어 바닥을 만들고, 짚으로 옆을 두르고, 삼색 또는 오색 헝겊으로 작은 깃발을 만들어 배 주위에 둘러 꽂는다. 배에는 산 닭과 돼지머리와 각 집에서 만든 조밥과 떡 조금씩하고 나물 등을 담는다. 만신은 홍치마 검은 쾌자에 초록 동달이를 입고 베머릿수건을 쓴 다음 서낭기와 방울을 들고 사방에 신을 청해 내림을 받는다. 춤을 추며 떡을 [창호지](/topic/창호지)에 꼭꼭 싸서 덩[어리](/topic/어리)로 만들고, 밥·나물·고기도 덩어리로 만든다. 마을 사람들은 자기 집에서 잡밥, 이팝, 나물, 떡 등을 해 와서 강변에 진열해 놓고 각자 두 손을 모아 소원을 빌면서 절한다. 만신과 더불어 상산막둥이, 하소임, 마을 사람들은 띠배를 강가로 끌어다 놓은 뒤 자기가 가져온 삼색천을 둘러 꽂아놓고 “홍역마마님을 보냅시다. 하소임이 이 마을 대동굿에 우환, 질병, 걱정, 근심, 돌아가는 돌림병 다 모조리 거두어 이 띠배에 실리고 내물립니다. 먼 바다로 가서 이 마을 잽이선을 보거든 상장원 주시오” 하고 배치기를 하면서 띠배를 물에 띄워 보내며 전송한다. 만신은 “기다리고 바라던 모든 용신들이 잔뜩 먹고 찜뿍 먹고 물러가네” 하면서 춤을 추다가 [대신칼](/topic/대신칼)을 들고 칼산(칼을 던져서 칼끝이 밖을 향해 떨어지면 모든 잡귀가 나간 것으로 간주하는 신점)을 던진다.

대동굿의 기본 구조는 여느 굿과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단 마을 공동체의 집단 제의이자 축제이기 때문에 각 부분의 절차가 번다하고 화려하게 진행되며 긴 시간이 소요되는 절차가 많다. 대동굿의 준비 단계에서부터 확인할 수 있는 현상 중 하나는 마을 전체를 성역으로 정화하고 선포하는 절차이다. 굿하기 사흘 전부터 당산과 굿당 등에 오색 장군발(장발)을 두르고, 집집마다 등을 켜고, 배마다 기를 달고 하는 절차에 참여함으로써 마을 주민들의 의식에는 평소와 다른 자부심과 공감대가 형성된다고 볼 수 있다. 굿을 시작하는 단계에서부터 마을 공동체의 단결과 주민들의 선별의식·자긍심·소속감 등의 정서가 확인되고 강화될 수 있는 절차들이 앞서서 진행된다. 세경돌기·문잡아들음 등의 절차가 그렇다. 수많은 신을 청배하여 좌정시켜서 잔치를 즐기고 놀도록 대접한 후 마을을 축복하고 주민들의 안녕과 풍어 및 길복을 약속하도록 매개하는 전문가로서의 무당의 역할은 초대받은 모든 신령만이 아니라 초대받지 못했음에도 잔치에 찾아든 온갖 잡신·잡귀·원령까지도 만족할 정도로 대접하고 위로하여 돌려보내는 마지막 송신절차를 마쳐야만 끝난다. 그럼에도 대동굿의 진정한 주인공은 마을 주민들이다. 굿의 중요한 절차마다 마을 주민들을 일일이 빼놓지 않고 축복하고 대접하는 행사가 있다. 신들의 즐거움을 위해서라는 명분을 앞세우면서 실제로는 주민들이 어울려 노래하고 춤추면서 함께 먹고 마시고 취하는 집단적 열락과 환희에 빠져드는 경험을 통해 새로운 희망과 자신감을 공유하는 공감체험이야말로 대동 사람들에게는 무엇보다 값지고 소중한 무형적 자산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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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안배연신굿 및 대동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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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민속신앙사전서해안배연신굿 소당제석굿 만세받이 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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