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무속신앙사전
사람의 육신에 깃들어 목숨을 지탱해주고 있다는 기운 또는 실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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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육신에 깃들어 목숨을 지탱해주고 있다는 기운 또는 실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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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진기
정의사람의 육신에 깃들어 목숨을 지탱해주고 있다는 기운 또는 실체.
내용넋은 흔히 얼•혼(魂)•혼령•[혼백](/topic/혼백)•영혼 등과 같은 뜻으로 쓰이면서 이보다 포괄적인 개념이다. 넋은 사람이 죽은 뒤에도 없어지지 않으며, 사람이 살아 있을 때에도 육신에 구속되지 않고 드나드는 등 초월성을 띤다. 넋은 사람의 몸에 구애되지 않지만 사람은 넋이 빠져나가면 실성하거나 기절한 상태가 되고, 빠져나간 넋이 돌아오지 않으면 죽음에 이른다. 이러한 관계로 인해 넋은 우리나라의 민속신앙과 밀접한 관련을 가진다.

전라도 굿에서 넋은 무구로 만들어 쓰기도 한다. 대체로 남자와 여자를 구분해서 제작한다. 남자는 [도포](/topic/도포)를 입고 갓을 쓴 모습으로 만들며, 여자는 [치마](/topic/치마)와 [저고리](/topic/저고리)를 착용하고 머리에 갓 대신 머리카락을 묘사하여 제작한다. 넋은 굿거리 전 과정에서 망자의 영혼을 상징한다. 즉, 넋은 혼이 담겨있는 대상이면서 그 자체가 혼이 된다.

이 넋은 굿청의 벽면이나 [병풍](/topic/병풍)에 걸어두기도 하고, 망자나 조상의 옷 위에 올려두기도 한다. 이 넋은 ‘혼맞이’에서는 망자의 혼을 맞아오는 대상으로 인식되어, 조상의 옷 위에 올려졌던 넋을 신칼의 꽃술에 끌어올린 뒤에 이것을 가족들의 머리 위에 신칼의 꽃술에 따라오게 한다. 이는 망자나 조상을 맞이해 오는 것을 의미한다. ‘넋올리기’에서는 망자 가족들의 머리 위에 올려져 지전과 신칼에 끌어올려지기도 한다. 또한 ‘씻김’에서는 넋그릇 안에 담겨져 [영돈](/topic/영돈)과 함께 세워진다. ‘질닦음’에서는 질베 위에 올려지거나 당석 위에 걸어둔다. 또한 신[광주리](/topic/광주리)에 담겨져 있는 넋은 망자가 저승에 가는 것을 의미한다. 이 넋은 질닦음을 하고 나서 태운다.

무속에서는 넋이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넋, 넋전 같은 무구와 혼맞이, 넋건지기 등의 굿거리를 통해 추상적인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대상으로 표현된다. 즉, 무속에서는 불교와 마찬[가지](/topic/가지)로 넋이라는 존재를 통해 이승과 저승, 신과 인간이라는 구체적인 세계관이 나타난다.
참고문헌인간과 신령을 잇는 상징, 무구-전라남도·전라북도·제주도 (국립문화재연구소,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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